정치뉴스9

[뉴스쇼 판] 최순실, 국가예산까지 주물렀다

등록 2016.10.27 20:56

수정 2016.10.27 21:05

[앵커]
정치부 강상구 차장과 함께 최순실씨와 관련된 내용을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오늘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최순실 씨가 국가예산까지 주물렀다는 내용입니다.

[기자]
최순실씨 사무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추진사업인 문화융성 관련 예산안 서류가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모두 12개의 프로젝트인데, 규모가 무려 1,800억원입니다. 최순실 씨의 측근들이 사업계획을 짜고 예산을 책정하면, 최씨가 직접 가필하거나 메모를 붙였습니다. 문화창조센터 건립 프로젝트 문건도 있는데, 실제로 현재 문화창조융합벨트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빅근혜 대통령은 문화창조융합벨트 출범식, 문화창조벤처단지 개소식에 참석했습니다. 이 사업을 총괄하는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바로 최순실 씨의 측근 차은택 씨입니다.

[앵커]
혹시 지금까지 나온 문서들처럼, 정부가 만든 문서를 최씨가 받아본 것일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정부가 짜는 예산안이나 사업안은 비용을 굉장히 세밀하게 적습니다. 인건비가 얼마고 용역비가 얼마고 건축비는 얼마고 등등 아주 세밀한데. 이걸 한번 보시죠. 이게 바로 12건의 문건 중 하나인데. 사업 개요를 설명하고 하단에 덜렁 총 예산 금액만 적어놨습니다. 정부 문서는 이렇게 허술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앵커]
이 문건이 만들어진 시기가 유진룡 장관이 물러난 즈음과 겹친다죠?

[기자]
12건의 문건은 2014년 4월부터 9월까지 만들어졌습니다. 2014년 7월 유진룡 문화체육부 장관이 외압 논란 속에 물러납니다. 그리고 한달뒤, 8월에 최은택 씨가 윤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됩니다. 그리고 같은 8월에 차은택 씨의 대학원 스승인 김종덕 장관이 문체부 장관이 됩니다. 그리고 두달 후 10월, 유진룡 라인으로 분류되는 문체부 1급 공무원 6명이 줄사표를 냅니다. 그리고 11월 차은택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임명됩니다. 문체부를 최순실 라인이 접수하고, 최순실팀이 만든 프로젝트와 예산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예산을 만든 것도 모자라 문화부까지 장악하려 애쓴 이유는 뭘까요?

[기자]
지난 7월 TV조선은 미르의혹을 최초 보도하면서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차은택씨의 측근이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K시리즈 사업을 대부분 이 업체가 맡았어요. 특정사업을 만들고, 예산을 편성해서, 특정회사에 사업을 몰아주면, 그 예산은 고스란히 특정회사의 돈이 되겠죠. 국가예산이 사적 이익, 개인의 재산 쌓기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앵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만든 것도, 단순한 대기업 모금을 넘어선 사업권 확보를 위한 목적이 있을 수 있겠군요.

[기자]
최순실 씨가 아무리 국가예산을 주물러도, 국가예산은 그래서 엄격한 절차를 통해서 편성되고, 결정적으로 사후 감사를 받습니다. 쌈지돈처럼 편하게 꺼내쓰긴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죠. 게다가 내부 조율, 부처간 조정, 국회 심의 거치면서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당장 이번 국회만 해도 '미르예산' 깎겠다면서 문화창조벨트 예산 깎겠다고 야당이 벼르고 있듯이 말이죠. 그렇다면, 좀더 편하게 접근할 경로를 만들자, 그게 바로 미르와 K스포츠재단이 아니겠는가 추측이 가능합니다.

[앵커]
국민체조인 늘품체조 선정에도 최순실 씨가 관여했다죠?

[기자]
늘품체조는 문화체육부가 체육전문가들을 동원해 새로 만든 코리아체조를 발표 한달 전에 대체한 새로운 국민체조죠. 차은택씨와 미스코리아 출신 트레이너 정아름씨가 합작으로 만든 것으로 돼 있었는데요. 문체부는 늘품체조 홍보에만 3억5천만원을 썼습니다. 늘품체조 홍보 제작비는 차씨가 만든 '엔박스에디트'라는 유령회사로 흘러들어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운 국민체조라면서 늘품체조 시연을 한적이 있죠. 그 행사 이틀 전, 이제는 익숙해진 의상실에 최순실씨가 가서 박 대통령이 입을 운동복을 고르는 영상을 TV조선이 확보했습니다. 최씨가 차은택 씨를 움직여 늘품체조를 개발하고 국민체조를 대체하도록 한 실제 주인공이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앵커]
도대체 최순실 의혹의 끝은 어디인지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순실 씨라는 사람 도대체 어떤 사람이랍니까?

[기자]
최순실 씨를 오래동안 알고 지낸 측근을 TV조선 취재진이 만났습니다. 이 측근과 나눈 대화록을 제가 읽어봤는데,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가 '안하무인'이었습니다. 친목모임에 가더라도, 입구에서부터 부츠를 벗겨줄 때까지 들어가질 않고 기다립니다. 다른 사람들이 무릎 꿇고 벗겨줘야 했답니다. 세신사에게도 함부로 대했다는 얘기 이미 나왔죠? 단지 세신사에게 함부로 하는 정도가 아니라, 최순실 씨는 다른 사람이 이미 때를 밀고 있더라도 밀어냈고, 실제로 다른 사람이 때를 밀다가도 최씨에게 비켜줬다고 해요.

[앵커]
팔선녀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실체가 있습니까?

[기자]
세신사 이야기가 등장하는 목욕탕 있죠? 목욕탕에서 실제로 부유층 부인들의 모임이 존재하긴 했습니다. 새로운 인물이 합류하면 최순실 씨를 소개하며 "이 언니가 대장"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 목욕탕에 드나드는 인물을 들었는데, 다른 경로로 접한 이른바 팔선녀 명단과는 겹치는 사람도 있지만, 겹치지 않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 사람들 자체가 "보통 사람들은 만날 수도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연예인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른바 팔선녀 멤버로 고위공직자 이름도 간혹 나오는데, 저희 취재로는 그 분은 해당 목욕탕에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앵커]
자꾸만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옷로비 사건이 떠오르는데요? 

[기자]
모임이 존재하긴 했는데, 멤버가 8명으로 특정되지도 않고, 단지 자주 목욕을 다니다 보니 자주 보는 사이 정도로 이해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이들이 최순실 씨를 '대장'으로 부르긴 했지만, 특별히 조직이 있어서 대장이 아니라, 성격이 워낙 '세다' 보니깐, 그냥 그렇게 받들어 주는 형국이었습니다. 이들 귀부인들이 국정을 논의한 흔적은 딱히 찾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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