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X에 살해된 김정남, 해독제 갖고도 사용 못했다

기사 등록일 2017. 11. 30
최종 수정일 2017.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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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초 VX 독극물에 살해된 김정남이 피살 당시 가지고 있었던 가방에 VX 해독제가 발견됐습니다. 평소에도 암살 위협을 느껴서 갖고 다녔던 건데, 3초도 안 걸린 급작스런 공격에 결국 해독제를 쓰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VX 신경작용제에 의해 독살된 김정남.

당시 김정남이 소지하고 있던 가방에서 '아트로핀'이라는 VX 해독제가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피살 당시에는 당뇨, 고혈압 약과 호르몬제, 성기능 개선제 등만 알려졌습니다. 

말레이시아 독물학자 샤르밀라 박사는 "3월 쯤 경찰로부터 전달받은 김정남 소지품에 아트로핀 12병이 들어있었다"며, "약병에 한국어가 쓰였는 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아트로핀은 독극물 중독 초기에 투입할 경우 근육마비 등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김정남이 암살 위협에 수시로 대비해 온 것입니다.

이덕환 /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신경독소의 거의 유일한 해독제로 생각하시면 돼요. 일반적인 신경가스를 가지고 공격받을 것을 걱정했던 셈이죠."

그러나 김정남은 피습 직후 공항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고 의료실로 이동하는 약 10분 동안 이 해독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인 독극물 공격이 아니라 얼굴에 바르는 새로운 방식에, VX 공격임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김정남은 해독제도 쓰지 못한채 피습 30분 만에 의식을 잃었고 의료진이 뒤늦게 아트로핀을 투여했지만, 2시간 뒤 목숨을 잃었습니다.

TV조선 최지원입니다.

최지원 기자 on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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