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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부산신항…"비리만 없으면 가라앉지 않는다"

등록 2020.02.21 12:34

수정 2020.02.21 13:02

오늘 밤(21일) 10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에서는 부산과 인천 등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연약지반 침하 실태를 집중 보도한다. 5,346억 원이 투입된 부산신항 웅동배후단지. 전체 사업비 3분의 1 정도를 기초 지반 공사에 투자했음에도 여전히 가라앉는 이유는 무엇일까? 탐사보도 세븐 취재팀은 그 답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뜻밖의 제보자를 만났다.

갯벌과 바다를 메운 연약지반을 부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량공사가 필수다. 땅속 물을 빨아내고, 흙을 쌓아 땅을 다진다. 주로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빨대 역할을 하는 배수재를 땅속 깊숙이 꼽는다. 이때 배수재를 원지반인 암반층까지 박는 게 중요하다. 부산신항과 배후단지, 에코델타시티 등 대부분 연약지반 개량공사에서 연직 배수재(PBD) 공법을 사용한다.

■'논에 모 심듯'...만연한 연약지반 부실 공사
탐사보도 세븐 취재팀은 연약지반 개량공사 전문가 A 씨를 만나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 듣는다. 지난 30년 동안 배수재 시공 작업을 해온 제보자 A 씨. 그는 “논에 모 심듯 배수재를 땅속 깊숙이 제대로 박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연약지반 깊이가 50m인 곳에 배수재를 50m까지 박지 않고 10m까지만 꼽는 방식으로 부실 공사가 이뤄진다.

그는“개량공사의 60~70%는 부실 공사”라고 말한다. 작업 기록을 쉽게 조작할 수 있으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 제보자는 “부산신항과 웅동배후단지,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등 대부분 연약지반 공사에서 조작과 부정이 있었다”며 "비리만 없으면 가라앉지 않는다"고 말한다.

직접 땅을 파보지 않는 이상 부실 공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 탐사보도 세븐 취재팀은 부산 에코델타시티 공사 현장에서 배수재 부실시공 흔적을 포착한다. 최근까지 에코델타시티 공사 현장에서 일한 B 씨. 그는 취재팀에 동영상 하나를 건넨다. 영상에는 배수재 작업 모습이 담겨있다. 그는 “장비 작동 모습만 봐도 배수재가 몇 미터까지 박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동영상 속 예상 시공 깊이는 25m. 공사 일지에는 45m가 기록돼 있다.제보자 B 씨는 취재팀과 만난 자리에서 공사 기록을 조작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경찰 수사로 이어진 부실 공사 의혹. 오늘 밤 10시 <탐사보도 세븐>에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된다. / 정민진 기자 (영상제공 : 부산 에코델타시티 비리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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