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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민주당은 법조기자들이 만만한가?

등록 2024.06.18 20:47

수정 2024.06.18 20:5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18일 사과했다. 발언 나흘 만이다.

그러면서도 "상대의 반론은 묻지도 않고 출입처인 정치검찰의 주장만을 앵무새처럼 받아쓰며 사건 조작·왜곡에 부역하는 일부 법조기자들의 행태는 오랫동안 비판받아 왔다"고 뒤끝을 남겼다.

이는 이 대표 발언 직후 민주당이 해왔던 방어 논리와 일치한다. 17일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일부 법조기자들의 받아쓰기 행태에 대한 것"이라고 이 대표를 두둔했다.

법조기자들은 법원과 검찰을 출입처로 두고 있다. 보통 해당 언론사에서 가장 취재력이 뛰어난 기자들을 배치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취재가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묘사하는 것처럼 검사들이 기자를 불러 피의사실을 줄줄 불러주는 일은 거의 없다. 개인적 경험만으로 국한해 본다면 '전혀' 없었다.

물론 검찰이 수사하는 사건에 있어서 검사가 주요 취재원인 것은 맞다. 하지만 검사 취재에만 목을 매달고 있는 법조기자는 단독 기사 한번 못 쓰는 '초짜'일 가능성이 높다. 다른 기자들이 방심하는 사이 사건 관계인과 변호인을 발로 뛰며 찾아가 취재한다. 그렇게 어렵사리 하나씩 하나씩 조각을 맞춰 써내는 기사가 법조기자들이 쓰는 '특종'이다.

이 대표는 이런 법조기자들을 면전에서 비하했다. "검찰이 조작한 사건을 열심히 받아 쓰고 그에 반하는 객관적 사실이 나오더라도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 양측의 모든 입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린 법원의 1심 판결을 인용 보도해도 언론이 조작 왜곡했다고 몰아세운다. 무고한 이 대표의 죄를 만들어내기 위해 검찰과 법원, 언론이 한통속이 됐다는 식이다.

이 대표는 '애완견' 발언에 사과 아닌 사과를 하며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아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성찰하고 돌아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언론이 신뢰도 회복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 하지만 그 말이 직업 신뢰도 '꼴찌'를 놓치지 않고 있는 정치인의 입에서 나온 건 아이러니다. ('2023 교육정책 인식 조사'와 2019년 '입소스 직업신뢰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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