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비 오면 '와르르'…태양광 시설 산사태 왜 반복되나?

등록 2018.08.30 21:18

수정 2018.08.30 21:25

[앵커]
어제, 폭우가 강원도 철원에 쏟아지면서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옹벽이 무너져내렸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지난달엔 경북 청도에서도 태양광 시설이 산사태로 무너져내렸습니다. 태양광 시설이 산지 등 자칫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는 지역에 세워지는 만큼 재해 방지 대책은 기본인데, 과연 대책을 잘 세우고 있는 걸까요?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430㎜ 물폭탄이 쏟아진 강원도 철원의 태양광 발전 시설. 패널 한쪽이 주저 앉고, 돌로 쌓은 옹벽도 무너져내렸습니다. 인근 4가구 주민 11명은 급히 몸만 피했습니다.

주민
"밥 먹다 말고 밥 싸가지고 피난민, 옛날 피난민 생각이 나더라고."

이 발전소는 지난 5월에도 50mm 비에 축대가 무너져 행정명령을 받은 곳입니다. 하지만 피해 방지를 위한 보수 공사는 지지부진했습니다. 지자체는 당연히 준공 허가를 내주지 않았겠죠.

이현종 / 철원군수
"(준공심사가 덜 됐다고 하더라고요.) 안됐죠. 덜 된게 아니고.. 고칠 생각을 안하는 거야. 몇 번을 시정조치 지시가 내려갔는데.."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습니다.

이 시설은 지자체 준공 승인이 안났지만 아무런 제약 없이 전기를 생산했습니다. 지난 2월부터 6개월 동안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한전에 판매해왔다는 겁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철원군청 관계자
"전기사업법이랑 국토 이용 법률이 달라서 준공이 안떨어져도 전기 사업을 할 수 있단 말이에요. 이게 법의 맹점이에요."

업체로선 재해 방지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겁니다.

태양광 시설 사업자
"(토사물이나 이런 것에 쓸려나가는 문제가 계속 발생하잖아요?) 발생하죠. 그래서 그 부분 때문에 우리가 계속 보수를 하고 있고요"

지난달 3일. 경북 청도의 한 태양광 시설도 폭우에 무너져내렸습니다. 이곳 역시, 준공도 나기 전에 전기 판매 허가가 나왔습니다.

이승율 / 청도군수
"아직 준공도 안 난 겁니다. (준공이 안 난 거예요?) 지금 공사 중에 있는 겁니다."

느슨한 규제에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태양광 발전 시설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산림지역 태양광시설 허가 면적도 지난해 1435헥타르로 재작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올해도 지난 6월까지만 1179헥타르에 시설 허가가 났습니다. 지난달 산사태 이후 정부는 부랴부랴 전국의 태양광시설 안전점검에 나섰습니다.

임재운 / 산림청 산지정책과
"투기 목적으로 했던 곳은 좀 부실할 수밖에 없어요. 재해방지 시설을 더 많이 놓고 하게 되면 시설비에서 단가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하지만 이번에도 사고는 또 반복됐습니다. 비슷한 경고음, 얼마나 더 요란하게 울려야 하는 겁니까?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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