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뉴스9

[TV조선 단독] '미르 재단' 보이지 않는 손 있다

등록 2016.07.26 20:06

수정 2016.07.26 21:34

[앵커]
다른 문화재단 관계자들은 대기업들이 특정 재단 한 곳에 500억원 가까운 돈을 모아준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말합니다. 유독 미르에만 기업들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유와 배경 뭘까요?

이상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르보다 1년 반 정도 앞서 세워진 문화재단입니다. 설립 취지와 목적은 비슷하지만 모금은 쉽지 않았습니다.

A 문화재단 관계자
"기업을 좀 안다든지 정권하고 연관이 된다든지 그런데서 모금을 잘 한다던데 우리는 왜 이렇게 못할까."

B 문화재단 관계자
"쉬운 일 절대 아니죠. 400억을 어떻게 모읍니까? 그 정도의 금액 출연을 받는다는 것은 대단한 배경이 있어야 안되겠나…."

게다가 돈을 낸 기업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운영하는 문화재단이 따로 있습니다. 문화사업 지원이 진짜 목적이었다면 굳이 미르가 아니더라도 가능하단 얘기입니다.

C기업 임원
"그룹단위에서 결정되고 분담하고 하니까 자기가 잘 모르는 생소한 분야에 많이 가게 돼요."

특히 각각 85억원과 7억원을 미르에 낸 현대차와 두산은 정작 자신들의 문화재단엔 돈을 출연하지도 않았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관련된 비영리 법인 가운데 연간 기부금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노무현 재단도 기껏해야 1년에 수십억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출연금 뿐아니라 미르 재단은 설립 과정도 미스터리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법인설립 허가를 내준 날은 지난해 10월 27일. 그런데, 법인 등기와 대기업 임원들을 초청한 현판식까지 모두 설립허가 당일 몇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이뤄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TV조선 이상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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