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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하루 햇빛 15분이 뭐냐"…청년주택 곳곳서 갈등

등록 2021.03.05 21:31

수정 2021.03.05 21:41

[앵커]
서울 곳곳에서 청년 주택 건설이 추진 중이고, 일부는 입주도 했죠. 그런데 원주민과의 갈등이 계속됩니다 . 원래 있던 아파트와 청년주택 간 거리가 너무 가까워 일조권이 침해된다는 주장부터, 사생활 침해 논란까지 다양한 이유로 시비가 이어지는 건데요.

정부 계획대로 청년주택이 주거난을 해결해줄 수 있을지, 장혁수 기자가 현장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묵동의 청년주택 예정지. 환영 현수막과 함께 반대 글도 내걸렸습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은 청년주택이 너무 가까워 일조권을 침해당하게 됐다고 우려합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15년 이상 여기서 살던 분들이 햇빛에 대해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얘기하니까." 

"엄청 가깝네요. 도로 하나만 건너면 바로 청년주택이 만들어지니까."

29층 청년주택 예정지와 인근 14층 아파트 사이 거리는 5m 남짓.

"건물이 들어설 곳이랑 거리가 565cm(5.6m) 정도 되네요."

시뮬레이션 결과, 청년주택이 들어서면 인근 아파트와 오피스텔 134세대 중 104곳의 일조량이 줄어듭니다.

가구에 따라 일조시간은 하루 2시간에서 1시간으로, 1시간 30분에서 15분대로 감소합니다.

사생활 침해도 걱정입니다.

인근 아파트 거주 신혼부부
"거리 같은 경우는 마주보고 얘기를 해도 될만큼 가까울 것 같아요. 한숨밖에 안나오죠."

지난해 지어진 신촌 청년주택은 인근 아파트와 20m 거리. 시가 청년주택 창문 일부를 가렸지만 사생활 보호 논란은 가시지 않습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열 받아요, 말하지 말아요. 지금 그 말하고 오는 거예요."

청년주택을 역세권 350m 내 짓다보니, 교통 문제 시비도 끊이지 않고,

인근 상가 주인
"맨날 싸우지 사람들, 주차부터…빵빵대고 차 세우고."

공사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서울 노일초등학교입니다. 10m도 안되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청년주택 예정지역이 나옵니다. 총 443세대, 23층 규모입니다.

노일초 학부모
"공사차량 드나들어야 되는데… 어떻게 통학로 바로 옆에다가, 학교는 어떻게 다니라는건지."

청년주택은 임대 의무기간 10년이 지나면 일반분양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청년주택은 주차 설비가 일반 주택의 1/2 수준이어서 주차-교통난이 예상되고,

인근 아파트 주민
"향후 10년 뒤에 (민간분양 후) 다른 사람들이 차를 가지고 들어오면 그건 다 어디다 댈 것이며…."

용적률 완화로 인한 과밀 개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청년주택) 토지만 확보하면 주차장 (규제)완화나 용적률 완화가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차원에서 민간 건설사들이 뛰어들었거든요."

서울시는 청년주택 사업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청년주택)사업 접수가 되면 관련 부서 협의도 하고 필요시에는 주민 설명회도 하고, 의견개진할 수 있게…."

지난 1월 말 기준 서울시 인가를 받은 청년주택은 역세권 51곳에만 68개. 청년 주거난 해소와 인근주민 이해의 충돌 속에 현명한 해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장추적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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