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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울먹이며 서해수호 55명 한명씩 불렀다…"위대한 영웅, 영원히 기억"

등록 2023.03.24 12:00

수정 2023.03.24 12:31

尹, 울먹이며 서해수호 55명 한명씩 불렀다…'위대한 영웅, 영원히 기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수호 55용사 이름을 부르기 전에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서해수호를 위해 전사한 용사 55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위훈을 기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우리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한 명씩 호명(롤콜·roll-call)했다.

호명을 시작하기 전 울먹이는 모습을 보인 윤 대통령은 "누군가를 잊지 못해 부르는 것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라며 "우리가 꿈을 향해 달리고 가족과 함께 웃는 행복한 하루를 보내도록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 자신들의 꿈이었던 영원한 바다 사나이 55명 영웅의 이름을 불러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호명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과 함께 김건희 여사가 눈물 짓는 모습도 생중계 과정에서 포착됐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늘 우리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함께 하고 있다"며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엔 서해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54명의 용사와 고(故) 한주호 준위가 잠들어 계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한 서해수호 용사들께 경의를 표하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며 "사랑하는 가족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전우를 잃고 누구보다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유가족들과 참전 장병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서해와 서북도서는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은 연평해전, 대청해전, 연평도 포격전 등 수많은 북한의 무력 도발로부터 NLL과 우리의 영토를 피로써 지켜냈다"고 했다.

그는 "이곳에 잠든 서해수호 영웅들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자 자상한 아버지였고, 효심 깊은 아들이자 다정한 친구였다"면서 "그렇지만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땐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온 몸을 던진 용감한 군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이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마음 놓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기억하고 예우하지 않는다면, 국가라고 할 수 없고, 국가의 미래도 없다"며 "(유가족) 여러분들의 소중한 가족과 전우들은 북한의 도발에 맞서 우리의 자유를 지킨 영웅들"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날로 핵무기를 고도화하고 있고, 전례 없는 강도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에 맞서 한국형 3축 체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한미,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공고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서해수호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유가족들과 참전 장병들에게 위로와 감사를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기념식에 대해 "과거 기념식과는 달리 서해수호 유가족과 참전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췄다"면서 "영웅을 기억하고 굳건한 안보의지를 표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참전장병 3명과 유가족 3명은 대통령 부부와 함께 기념식장에 입장했고, 55명의 유가족 대표와 참전 장병들의 좌석도 주요 인사석으로 배치했다. 대통령의 헌화·분향에도 이들이 함께 했다. 육·해·공·해병대 130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군 의장대도 도열했다.

기념식 무대 옆엔 모형 함정을 설치해 서해수호 전적 전시물을 전시했는데,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인 윤청자 씨가 기증한 3·26기관총을 비롯해 참수리 357호정과 천안함에 게양됐던 항해기와 부대기, 함정 명패, 연평도 포격전 당시 북한의 방사포탄 파편을 맞은 중화기 중대 명판 등이 포함됐다.

이를 살펴본 윤 대통령은 "북한의 무력 도발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1월 천안함 피격 희생 장병 유가족 대표를 만나 "국격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 희생된 우리 장병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그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인 지난해 6월에는 호국영웅들과 유가족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나라를 지킨 영웅을 제대로 예우하고 유가족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따뜻하게 모시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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