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70년대 모습 그대로…박정희부터 노무현까지 묵은 '대통령의 방'

등록 2024.05.02 21:39

수정 2024.05.02 21:47

[앵커]
대전 유성호텔이 109년 역사를 뒤로 하고 지난 3월말 문을 닫았습니다. 이 호텔엔 박정희부터 노무현까지 역대 대통령 6명이 묵었던 객실이 있습니다. 그동안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었는데 처음으로 저희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김달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풍스러운 진갈색 문이 열리자, 남색 카펫이 깔린 복도가 나옵니다.

10여m 길이 복도 끝에는 커다란 쇼파 5개가 놓인 응접실이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샹들리에가 달린 이 객실은 '대통령의 방'으로 불린 유성호텔 313호입니다.

3층의 유일한 객실인 313호는 1976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지시로 만들어졌습니다.

객실 외벽은 마른 모래를 이용해 다른 객실보다 더 두껍게 보강됐습니다.

이상희 / 목원대학교 교수
"총알이나 이제 아니면 폭탄이 터지더라도 이제 그 모래를 뚫고 들어오는 게 어렵거든요"

객실의 가구와 조명, 싱크대까지도 70년대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종두 / 유성호텔 이사
"제가 듣기로는 지금 바닥 카펫하고 벽지만 중간에 한 번 정도는 교체가 된 걸로"

객실은 48년 동안 역대 대통령 6명이 재임 때나 후보 시절에 묵었습니다.

설치 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이 침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6명이 사용했습니다.

이종두 / 유성호텔 이사
"김종필 전 총리께서는 여기 자주 오셨다고 그래요.저희 호텔을 그런데 뭐 여기를 권해드려도 극구 사양하셨다고 그래요"

일반인은 가수 나훈아 씨와 유성호텔 회장 등 단 3명만 묵었습니다.

유성호텔 측은 대통령의 방인 313호 집기들은 모두 대전시에 기증하고,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는 나머지 집기와 자료는 기탁하기로 했습니다.

유성호텔 자리엔 2028년까지 새 호텔이 들어섭니다.

TV조선 김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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