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TV조선의 눈] 20대에 농락당한 정부청사…총체적 허술

등록 2016.04.06 21:13

수정 2016.04.06 21:32

[앵커]
우리 행정부의 심장이자 1급 보안 시설인 정부 서울 청사가 테러 경계 강화 기간에 20대 공무원시험 준비생에게 농락 당했습니다. 출입증을 훔쳐 청사에 들어가서 공무원시험 담당자 2명의 컴퓨터를 열고 자신을 합격자로 조작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쉽게 뚫린 건지,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7급 공무원시험에 응시한 26살 송 모씨는 지난 26일 밤 9시쯤, 정부서울청사 16층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들어갔습니다.

시험 담당자 2명의 PC를 열어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습니다. 사전 답사를 포함해 2월부터 5번이나 침입했습니다.

송모씨 / 피의자
"죄송합니다. 지역공무원이 꼭 되고 싶었습니다."

청사 1차 출입문부터 인사혁신처 사무실 문, PC보안체계까지 네 단계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송씨는 지하1층 체력단련장에서 통일부 직원을 포함한 3명의 출입증을 훔쳤습니다.

김성렬 / 행정자치부 차관
"사실은 제가 자세한 진입경로나 이런 부분은 제가 오늘은 자세히,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송씨가 공무원 출입증을 훔친 것으로 알려진 체력단련장 라커룸입니다. 이 곳은 열쇠를 따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들어오기만 한다면, 출입증 훔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입구 보안요원은 개찰구 모니터 화면에서 송씨 얼굴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행자부 관계자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데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안이하게 본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잠긴 사무실 비밀번호를 어떻게 풀었는지는 의문입니다. 4자리 번호를 우연히 맞췄을 수도 있지만, 내부 조력자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PC 3중 비밀번호는 단순한 프로그램으로 뚫어버렸습니다. 송씨는 8시간이나 머물렀지만, 순찰요원 2명은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인사혁신처는 사건발생 6일이 지난 뒤 경찰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2012년 청사 방화 이후 6억 8000만원을 들여 만든 보안 강화 시스템이 20대 공무원 시험 응시생에게 무너졌습니다.

TV조선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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