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윤정호 앵커칼럼] 결혼, 못하거나 안 하거나

등록 2017.05.30 20:26

수정 2017.05.30 21:53

"농촌총각 총 단결해 색싯감 찾아오자", "마음놓고 장가가는 조국에 살고 싶다." 1989년 '농촌총각 결혼대책위'가 내건 구호입니다. 대책위는 구로공단과 여성단체를 돌며 만남을 주선합니다. 여성근로자들을 초대한 잔치엔 이렇게 써붙입니다.

"아! 장가가고 싶다."

노총각이던 대책위원장은 "건강한 신체와 정신으로 여성들께 진실한 행복을 주겠다"고 합니다. 나중에 국회의원이 된 강기갑씨입니다.

1980년대 도시 여자들이 농촌으로 시집가기 꺼리던 현상을 '남촌여도(男村女都)'라고 불렀습니다. 농촌을 떠나는 이농, 아들만 선호하다 무너진 남녀 성비(性比)가 겹치면서 노총각 자살이 잇따릅니다. 그러자 시인까지 나서 하소연합니다.

"이 지상의 생물 중에, 암컷 못 만나 자살한 수컷 있다는 말, 못 들었는데… 햇덩이 같은 총각들이 자살하니, 이 나라의 처녀들아, 무슨 대답 좀 해주렴." (정현종 '이 나라의 처녀들아')

오늘 조선일보가 분석한 생애 미혼율 통계를 보니 하소연보다 한숨이 앞섭니다. 남자 아홉 명 중 한 명이 평생 총각으로 산다는 통계입니다.

여자의 생애 미혼율도 17배나 증가한 5%입니다. 대도시에서 두드러집니다. 소득 높은 여성들이 결혼을 꺼리는 겁니다. '신(新) 남촌여도'라고 할까요.

결국 문제는 '결혼 못하는 남자와 안 하는 여자'로 요약됩니다. 지난 10년 저출산을 잡겠다고 쏟아부은 예산이 80조원입니다. 하지만 출산율은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선남선녀를 붙들고 하소연할 수만은 없습니다. 방법은 결혼해 아이 키우고 싶은 욕구를 젊은이들 가슴에 되살리는 것뿐입니다.

앵커칼럼 '결혼, 못하거나 안 하거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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