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윤정호 앵커칼럼] 천안함

등록 2017.06.06 20:25

수정 2017.06.06 21:19

이 글씨 기억나십니까. 천안함 조사 때 발견된 북한 어뢰 잔해에 남아있던 번호였죠. 국제조사단이 북한의 소행이란 점을 제시한 핵심 물증입니다. 이걸 두고 몇몇 학자와 단체가 주장합니다.

"어뢰가 터지면 온도가 몇 백도까지 올라가는데 어떻게 잉크가 남아있나"

천안함 음모론에 불을 질렀습니다. 그러자, 열(熱) 전달 전문가인 카이스트의 송태호 교수가 그 불을 끕니다. 열역학 이론과 수치 해석법을 써서 1번 글씨 부분은 폭발 후 0.1도도 온도가 올라가지 않았다고 밝힙니다.

같은 분야 과학자 스물여섯 명이 동의한다고 서명했습니다. 송 교수는 "누군가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고열 폭발실험에서도 그대로 남은 잉크 글씨가 진실을 뒷받침했습니다. 서해 어뢰 잔해에 동해에만 사는 붉은 멍게가 붙어 있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 어떤 생명체의 DNA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과학에 이념이 덧칠되고 주장이 사실로 둔갑해 터무니없이 공포를 키운 게 광우병 사태입니다. KAL기 폭파부터 세월호까지 '아니면 말고'식 괴담이 끈질기게 따라다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년 전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록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
"(문재인 대표가) 북한의 잠수정이 감쪽같이 들어와서 천안함을 타격한 후에 북한으로 복귀했는데 우리가 탐지해내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참여연대가 문재인 정부에게 "천안함 폭침은 미해결 사건"이라며 재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천안함 조사에 의문이 많다고 유엔에 청원서를 냈던 단체입니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이 모략 자작극이라고 해왔습니다. 1번 글씨를 두고는 이렇게 비아냥거렸습니다.

이선권 당시 북한 국방위 대좌 이 '번'자라는 것은 체육선수들에게 씁니다. 1번, 2번. 그렇다면 '이 추진체가 축구선수인가 아니면 농구선수인가' 하는 겁니다. 참여연대는 그런 북한과 함께 천안함을 조사하잡니다.

우리는 여전히 정치와 이념이 과학과 진실을 흔들어대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서해에 잠든 젊은 영혼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입니다. 현충일의 앵커칼럼 '천안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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