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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호 앵커칼럼] 정치와 스포츠

등록 2017.06.26 20:26

수정 2017.06.26 20:46

이 사진, 기억하십니까. 작년 리우 올림픽 때였습니다. 체조경기장에서 우리 이은주 선수와 북한 선수가 다정하게 찍은 셀카입니다. 이은주 선수는 스스럼없이 북한 선수에게 다가갔고, 북한 선수의 밝은 표정도 인상적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사진을 ‘정치적 의미가 있는 순간’ 1위로 꼽았습니다. 바흐 IOC 위원장은 “위대한 몸짓”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만남은 25년 전 현정화-이분희에 비하면 아주 작습니다. 남북 탁구 단일팀은 일본 지바 세계대회를 앞두고 46일 동안 한솥밥 먹으며 훈련합니다. 현정화는 간염에 걸린 북한 이분희에게 입맛 살리라고 초밥을 사다줍니다. 현정화를 ‘정화 동무’라고 부르던 이분희도 마음을 열고 우정을 나눕니다. 둘은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따냅니다. 영화 ‘코리아’에서도 그때의 감동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남북은 청소년축구대회에도 함께 나갑니다. 남북이 비핵화선언에 서명해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뒤에서 핵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핵실험이 계속되면서 단일팀은 청소년 축구가 끝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리우의 셀카가 상당히 주목받을 만도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을 제안했습니다. 태권도대회에 온 북한 장웅 IOC 위원에게 도와달라고 당부도 합니다.

그런데 반응이 미지근합니다. “스포츠를 정치와 연관시키면 대단히 힘들다. 정치 기반부터 다져져야한다”고 말합니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이지만 북한은 단일팀에 뜻이 없다는 얘기인 듯합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잇따르는 대북 제의를 북한은 모두 거부합니다. 험한 말도 합니다.

“남조선 집권자가… 입부리를 되는대로 놀리고 있다.”

스포츠 교류도 좋지만 지금은 살펴야 할 게 많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복잡하고 긴박합니다. IOC 헌장은 ‘올림픽이 정치 종교 경제로부터 자유로워야한다’고 선언합니다.

“스포츠를 정치와 연관시키면 곤란하다”는 얘기를 하필 북한 IOC 위원에게서 듣는 것도 거북합니다.

앵커칼럼 ‘정치와 스포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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