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소비자의 눈] "12년산 아니에요?"…소비자 속이는 위스키 '꼼수' 마케팅

등록 2017.08.16 21:31

수정 2017.08.16 22:26

[앵커]
임페리얼 12년. 윈저 17년. 이렇게 위스키 이름 옆에는 나이와도 같은 숙성된 기간이 따라 붙습니다. 이 기간이 길수록 가격도 비쌉니다. 그런데, 숙성 기간을 알 수 없는 위스키 제품들을 업소에서 12년산, 17년산이라면서 팔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눈에서 포착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유흥주점 입간판에 메뉴와 가격이 적혀 있습니다. 12년산 세트, 17년산 세트 등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들을 내걸고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A 주점 직원
"요즘 이거 대세라고… 손님들이 그러시던데… (12년산이라고 하니까 12년산인 줄 아는 거 아냐?) (12년산) 맞다니까… 속고만 살았어?"

12년산이라고 권하는 위스키. 들여다보니 , 정작 12년산을 나타내는 숫자는 없습니다. 숙성 기간 표시가 없는 이른바 무연산 위스키입니다.

다른 업소에 가 봤습니다.

B 주점 직원
"골든블루 사피루스가 12년이고요. 골든블루 다이아몬드가 17년이에요."

대부분 업소에서 무연산 위스키가 12년산, 17년산으로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본사에 문의했습니다.

주류업체 관계자
"12년을 사피루스로, 17년을 다이아몬드로 리뉴얼(다시 출시)한 게 2012년하고 2014년입니다. 임페리얼이나 윈저의 12년급 17년 급하고 같은 레벨로 마케팅을 한 거고 그만큼 품질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연산 표시 제품과 다를 바 없다는 식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연산이 있는 것 처럼 판매되는 건 판매처의 혼동 탓으로 돌립니다.

주류업체 관계자
"(업소에서) 소비자 분들께 쉽게 이 제품을 설명하기 위해 그렇게 분류한 거고…저희가 (업소에)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문제는 무연산 양주가 12년산, 17년산 등 연산 표시 제품과 같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형 마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원석 / 서울 용산구
"보통 위스키는 연도를 보고 마시게 되는데 가격이 같으면 같은 급이라고 생각하잖아요"

호연혜 / 서울 용산구
"술을 살 때 연도를 많이 보는 경향이 있잖아요."

12년산과 17년산 골든블루라는 제품을 내놓다가 같은 브랜드를 사용해 무연산 위스키로 바꾼 업체의 매출 원가 비중을 살펴봤습니다.

연산 표시 제품을 내놓던 2012년엔 62.7%였는데, 무연산 제품으로 바꾼 2016년엔 36.8%로 뚝 떨어집니다. 무연산 원액의 제조원가가 훨씬 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원홍석 / 한국 바텐더협회 수석교수
"원가가 비싼 원액 사용 비중을 줄였을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도 업체와 업소는 무연산 원액을 사용한 위스키를 연산 위스키 처럼 판매하고, 소비자들은 같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겁니다.

법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손정혜 / 변호사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해서 판매대금을 취득했다면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주류업체의 꼼수에 소비자들은 주머니를 털리고 업체는 그 만큼 폭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뉴스나인 소비자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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