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뉴스9

[소비자의눈] 백화점서 제값 주면 호갱?

등록 2017.08.30 21:30

[앵커]
오늘 소비자의 눈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백화점 상품 가격을 들여다봅니다.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해도 세일 때까지 기다리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까다롭게 굴면 세일보다 더 할인받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제값 주면 어수룩한 호구 손님 되고 마는, 못 믿을 가격정찰제.

안정용 피디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유명백화점 구두매장 세일 기간이 아니지만 할인 여부를 물어봤습니다.

A 백화점 구두매장 직원
"현재 세일은 안하고 있고요. 혹시 백화점 카드 있으세요? "

백화점 카드가 없다고 하자,

A 백화점 구두매장 직원
"저희가 자체적으로 20% 빼 드리는 거예요. "

잠시 후 다른 취재진이 같은 매장을 찾았습니다.

A 백화점 구두매장 직원
"월요일날은 사람이 없어서 제가 30% 해 드릴게요. 비도 오고, 손님들이 많이 없어서요."

이번엔 다른 백화점을 찾아 같은 제품을 흥정해 봤습니다.

B 백화점 구두매장 직원
(아까 A 백화점에서는 더 할인해 줄 수 있다고 했는데…) "할인 더 해 드릴게요. 30% 할인 된 상태에서 제 쿠폰으로 5% 더 할인이요. 더이상은 안 돼요. "

고객에 따라 백화점에 따라 흥정만 잘하면 30만 원대 남성 구두를 10만원이나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겁니다.

다른 제품들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C 백화점 의류매장 직원
(혹시 2벌 사면 더 할인 되나요?) "매니저 재량이기 때문에 어차피 40%, 추가로 5%는 아까 말씀 드렸고…"

신세계, 롯데 현대 백화점 등 여러 매장을 돌아다닌 결과 흥정을 통해 할인 받을 수 있는 품목은 구두, 의류, 침구류 등 다양했습니다. 할인폭도 점원 재량에 따라 최소 10%에서 최대 45%까지였습니다.

백화점 측은, 입점업체들이 판촉을 위해 가격을 내리는 걸 일일이 통제하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백화점 본사 관계자
"(백화점 측이) 노력을 한다고 해도 (매장 쪽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걸 인터뷰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입점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고도 백화점 측은 수수방관할 뿐입니다.

윤명 /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다른 소비자는 나보다 더 싸게 구입을 하고 이건 어떻게 보면 차별이잖아요. 세일이라든지, 할인에 대한 부분도 (백화점 측이) 정책을 가지고 움직여줘야 하는데…"

백화점의 고무줄 가격에 제값주는 소비자만 봉이 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눈 안정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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