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뉴스9

[소비자의 눈] 한우세트에 웬 밀폐용기…선물세트는 바가지?

등록 2017.09.27 21:27

수정 2017.09.27 21:35

[앵커]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를 사거나 받는 일이 많으실 텐데요. 포장만 그럴싸한 눈속임 제품도 많고, 낱개로 팔 때보다 몇 만원씩 비싸게 팔아 바가지까지 씌운다고 합니다.

포장 꼼수들, 김하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백화점의 추석 한우선물세트 코너입니다. 큼직한 한우세트 상자가 잘 진열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우를 들어올려보니 아래칸 절반이 플라스틱 용기로 채워져있습니다.

백화점 직원
"(밑에도 있는 건 아니죠? 한 칸만 있는 거죠?) 네 밑에 저거예요 락앤락. 락앤락을 맞춰놓은거에요."

양이 많아 보이게 증정품을 밑에 깔아놓은 겁니다.

직원
"꺼지니까 올려놓은거에요. 바닥에. 보여지기 쉽게."

마트에서 잘 팔린다는 키위선물세트는 고정 틀을 빼고 키위만 넣어봤더니 겨우 상자의 반 정도만 찹니다. 과대포장입니다.

황진해 / 서울 전농동
"꼼수지 그건 꼼수. 서로 신뢰하고 믿고 살 수 있게끔 정확하게 해주는 게 좋죠."

법적으로 식품이나 화장품 등의 선물세트 포장물 부피는 전체의 25%를 넘어선 안됩니다. 낱개로 팔 때보다 선물세트를 훨씬 비싸게 파는 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마트 직원
"(많이 가격 차이가 좀 있네요?) 세트니깐 포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요. 난자(틀)도 들어가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전통시장을 직접 돌아다녀봤습니다. 샴푸, 과일, 젓갈 등 세트가 낱개보다 최대 2만원까지 비쌌습니다.

포장재 무게를 제품 무게에 포함시켜 파는 꼼수도 쉽게 눈에 띕니다. 방금 시장에서 산 사과선물세트입니다. 5kg이라고 쓰여있지만 사과 무게는 4.5kg입니다.

상자와 포장재 무게 0.5kg을 포함시켰기 때문인데요. 사과 하나가 더 들어갈 수 있는 무게입니다.

백화점과 시장, 온라인몰에서 각각 판매 중인 과일 선물 세트를 비교해봤더니, 상자 무게만 0.5~1.7kg입니다. 전체 무게에서 최대 30%나 차지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선물세트엔 '상자 무게 포함'이라는 문구가 숨은그림찾기라도 하듯 깨알같습니다.

이경미 / 녹색소비자연대 부장
"내용물을 잘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서 부실하게 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물을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명절 선물세트는 통상 구입하는 측과 받는 사람이 다르다는 점을 노린건데 명절마다 반복되는 눈속임 상술,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당해줘야 할까요.

소비자의 눈 김하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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