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포커스] '금수저' 청약 늘린다고? 신혼부부 특별공급 논란

등록 2017.09.29 21:40

수정 2017.09.29 21:51

[앵커]
정부가 신혼부부에게 주는 아파트 청약 우선권을 확대했습니다. 말만 들으면 좋은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실제 집이 필요한 맞벌이 신혼 부부들은 대부분 청약 자체가 안 됩니다. 소득 제한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소득은 적지만 재력가 부모를 둔, 이른바 '금수저'들만 알짜 지역 부동산을 싹쓸이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포커스에서 짚어봅니다.

 

# 로또의 주인공
서울 신반포 센트럴 자이 청약엔 142가구 모집에 만6천여명이 몰렸습니다. '청약 로또'라 불릴만한 경쟁률이죠. 다만 44가구 특별공급은 경쟁률 10대 1로 비교적 당첨 확률이 높습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결혼 5년 내 자녀가 있으면 자격이 됩니다. 그리고 소득 제한이 있습니다. 3인 가구 기준 월 488만원, 맞벌이는 586만원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 아파트 60제곱미터형 분양가는 11억원이나 됩니다. 이 소득 요건에 맞는 신혼부부가 분양을 받으려면, 한 푼도 안 쓰고 19년을 모아야 합니다. 맞벌이 기준으로도 16년이 걸립니다./ 85제곱미터는 분양가가 15억원에 달합니다. 20년 이상 모아도 부족한 돈이죠.

공인중개사
"상속 받았거나 뭐가 있겠죠. 솔직히 아무리 맞벌이 대기업 한다고 해도 이 돈 못 마련하지 그러니까 돈 있는 사람을 위한 청약이에요"

대출을 5억원 받는다면 매달 원금과 이자로 233만원이 나갑니다. 역시 특별공급 소득 요건으론 감당하기 힘든 액수입니다.

공인중개사
"계약금 내고 중도금 내고, 잔금때는 자기네가 못들어가면 전세놓고 해서.."

# '금수저'만 가능?
3.3제곱미터당 분양가가 2~3천만원을 넘는 서울 대부분 지역이 마찬가지. 웬만큼 소득이 되는 맞벌이 부부는 특별공급 자격조차 안 되고, 자격 요건 이하 소득이라면 집값이 감당 안 되는 상황입니다.

최문섭 / 서울부동산연구소장
"부모님들이 자녀를 위해서 집을 사주는 제2의 어떤 투자, 투기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실수요자한테 큰 피해가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2배로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당장 누리꾼의 반발이 쏟아졌습니다. '현실성 없는 금수저 청약을 늘리겠다는 것이냐' '10년, 20년 무주택 설움을 겪은 40~50대의 청약 당첨기회를 더 줄이면 어떡하냐'는 겁니다.

고종완 /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신혼부부들은 모아둔 목돈도 적고, 소득도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민간택지에서의 공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보이고 결국은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도입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습니다. 편법 증여, 투기 수단으로 악용되진 않는지 따져봐야 할 땝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