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끝나지 않은 공포, 여왕을 못 찾았다

등록 2017.10.09 21:26

수정 2017.10.09 21:38

[앵커]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부산 감만부두에서 세번째 일제 수색을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여왕 개미는 못 찾았습니다. 죽었으면 죽은 채로라도 발견이 돼야 하는데, 생사가 오리무중입니다. 만약 이미 부두 밖으로 빠져나갔다면 큰 일입니다.

불개미 공포, 포커스에서 살펴봅니다.

 

[리포트]
# 여왕을 찾아라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긴 호스를 땅에 대고, 입으로 훅훅 붑니다. 호스에 달린 통에 개미들이 딸려 올라옵니다. 

"나무 그루터기에 쓰레기만 있어도 이 밑에 개미가 굉장히 많을 겁니다."

다시 수색입니다. 

"4구역은 정과장이 책임지고"

컨테이너 주변을 다시 한 번 샅샅이 훑습니다. 주변 산책로에서도 개미 채집이 이어집니다.

"이게 고동털개미고요. 이쪽은 일본 잔다리 개미예요. 붉은 불개미는 지금 보이지 않습니다."

3차 조사에서도 붉은 불개미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오늘 오후부터 부산항 컨테이너 이동제한을 해제했습니다. 문제는 여왕개미입니다. 여왕개미는 바람을 타고 수킬로미터까지 날 수 있습니다. 날개를 떼고 땅속에 들어가 하루 천개씩 알을 낳습니다. 정부는 죽었을 거라고 하지만….

노영호 /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방제과장
"저희가 소독약 처리하는 과정에서 죽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사태가 끝난 게 아니라고 합니다.

김병진 / 원광대 명예교수
"여왕개미가 여름을 났기 때문에 공주 몇 마리를 낳았을 겁니다. 여왕개미가 죽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코미디라고 생각…"

남미산 붉은 불개미는 2000년대 들어 환태평양 국가를 차례차례 덮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장례식 도중 상주가 불개미에 쏘여 죽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릅니다. 농작물 피해도 막심해, 호주에선 불개미 퇴치에 4억 달러를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강한 생존력 때문에 한 번 토착화 되면 퇴치도 힘든 게 문제입니다.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을 덮쳤을 때도 불개미들은 똘똘 뭉쳐 물난리를 이겨냈습니다. 가뭄 땐 땅을 파고 지하수를 마시고, 영하 9도 혹한도 이겨냅니다.

류동표 / 상지대학교 산림과학과 교수
"향후 2~3년은 더 조사해야한다..개미라는게 한참 숨어있다가 개체군이 완전 성립되기 전까지는 개미 피해사례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방역체계 보완이 시급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는 지난 1996년 붉은불개미를 관리해충으로 지정했지만 수입금지 해충으로는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생태계교란생물이나 위해우려종으로도 등록되지 않아, 붉은 불개미는 법적으로 방역 대상이 아닌 겁니다. 지난 5월 불개미가 최초 발견된 일본의 경우 불개미 발견 지역이 11곳으로 늘었습니다. 살인개미의 공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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