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추적취재입니다. 박성제 기자. 지은지 7년 밖에 안된 아파트에 천장이 내려 앉을 뻔한 일이 있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SH공사가 시행하고, 금호건설이 시공한 서울의 한 아파트 얘기입니다. 뻥 뚫린 천장 안에 녹슨 철재들이 휑하니 드러나 있습니다.
이희선 / 입주민
"여름 장마철에 악취와 썩은 물을 계속 받아내고, 너무 위험해서 피아노와 옷장 있는 데를 비닐로 덮어놓고"
천장이 물에 젖기 시작한 건 7년 전 입주 때 부터였습니다. 집주인은 시행사인 SH 측과 시공사인 금호건설 측에 하자보수를 수차례 신청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벽지 한 번 갈아준 게 전부였습니다.
결국 지난 7월 장마 때 물이 가득차 천장이 내려앉을 뻔한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제서야 시공사측은 천장을 뜯고 고인 물을 빼냈습니다.
그러고선 천장을 뜯어낸 상태로 3개월째 방치중입니다. SH와 금호건설이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SH 공사 관계자
"시공사 책임인 건 시공사한테 강력히 (수리)하라고 저희가 (요구)해야하고, 유지관리 책임이라면 저희가 조치를 하는 사항이고."
옆집은 어떨까.
9살 어린이가 쓰는 방인데요. 이곳 천장에도 물이 새 곰팡이가 슬고 벽지가 떨어졌습니다. 습기 탓에 , 일부 전기 콘센트는 합선이 일어나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집 역시 천장 공사를 3번이나 했지만, 석 달도 안 돼 곰팡이로 누렇게 변했습니다. 1층 집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주민들은 7년 간 습기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건설사 측은 '결로현상'이라며 오히려 입주자들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이재우 / 입주민
"배관까지 썩은 물이 흘러요. (그런데도) 이런 현상이 당연히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전문가는 방수처리와 단열재가 부실 시공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안형준 /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방수층이 많이 깨져있고... 물이 세대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 같고요."
입주자들은 400여세대 대부분이 누수와 결로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취재 중 다른 하자도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입주민
"(냉매) 가스가 새는지 냉기가 전혀 나오질 않아서 계속 (냉매) 가스 주입을 하고..."
알고보니, 신종 에어컨 배관 장비가 문제였습니다.
금호건설 관계자
"현재 시공하는 아파트에는 이 배관을 안 씁니다. 하자가 많다 보니까."
입주자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냉매가스 충전비와 추가 배관 설치비 등 수십 만 원씩을 떠안고 있습니다.
[앵커]
박기자. 왜 하자보수를 안 해 준 건가요?
[기자]
금호건설 측은 하자보수 보증 기간이 끝났다고 버틴거고요. SH 측은 시공사 담당이라며 한발 빼고 있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고서야 이들 업체는 보수공사를 즉각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박성제 기자, 수고했습니다.
탐사기획뉴스9
[추적취재] 물 줄줄 새는 7년 밖에 안된 아파트…천장 내려 앉을 뻔
등록 2017.11.03 21:40
수정 2017.11.0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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