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재해뉴스9

[포커스] 지진의 근원 '진앙지'를 가다

등록 2017.11.16 21:29

수정 2017.11.16 21:29

[앵커]
어제 포항 지진 현장을 취재하고 있던 전국부 정민진 기자도 진동 때문에 긴급히 건물을 탈출해야 했습니다. 정 기자는 오늘도, 지진의 진앙지와 주변 지역을 취재했는데요.. 오늘 포커스는 정 기자를 따라 그 피해 현장을 들여다보겠습니다.

 

[리포트]
어제, 한동대

"저 TV조선에서 왔는데.."
"네네"
"당시 좀 상황이 좀 어땠는지"
"제가 지금 너무 심장이.."
"일하고 있었는데 막 흔들렸어요. 그래서.."
"얼마나 좀.."
"불 좀 꺼주세요"
"네네 저희가 끄고 갈게요"
"말씀을 해주셨는데 성함을 좀 알 수 있을까요?"
"문수아요."
"문수하?"
"아요 아."

(흔들흔들)
"오! 오! 오!"
"야 먼저나가"
"뭐라고?"
"먼저 가 먼저 가!" 

정민진 TV조선 전국부 기자 지진을 온몸으로 느꼈던 정기자. 진앙지에서 불과 1.8킬로미터 떨어진 한 아파트를 찾았습니다. 건물이 옆으로 기울어 130가구가 대피했습니다.

지반과 맞닿은 부분은 곳곳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의용소방대원
"여기 한 번 보세요 엉망이 아니라 전쟁이에요, 전쟁"

집안은 아수라장. 벽 곳곳이 금이 갔습니다. 건물이 기울어 물건이 스스로 굴러가고, 방문도 저절로 닫혀버립니다. 겨우 몸만 피했던 주민들은 서둘러 귀중품과 옷가지만 챙겨나옵니다. 들 건 많고 손은 부족하니 취재 기자의 손도 아쉽습니다.

아파트 주민
"(기자에게) 이것만 좀.. (들어주세요)"

아파트 주민
"(기자에게) 아저씨 앨범 좀 들어다주세요. 감사합니다." (앨범을 이렇게..) "애들 앨범은 챙겨야죠. 다시 만들 수가 없잖아요." 

진앙지에서 2km 떨어진 포항시 흥해읍내입니다. 광고 간판이 다 떨어져 나가고 벽도 이렇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지진이 발생한지 24시간이 지났지만 복구는 아직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화면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차량 위로 콘크리트 더미가 떨어집니다. 옆을 지나가던 행인도 봉변을 당했습니다. 마트 옆에 주차했던 차량 지붕이 그대로 주저앉습니다.

마트 안쪽엔 진열돼 있던 물건들이 땅바닥으로 우수수 쏟아집니다. 마트 바닥엔 아직도 떨어진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인근 초등학교도 곳곳이 금이 갔습니다.

형광등과 TV는 아슬아슬 매달려 있고 도서관엔 책들이 대부분 쏟아져 있습니다. 

"건물이 기울어져가지고 문도 안열립니다."

CCTV 진앙지 바로 옆 축사에선 놀란 소들이 아직 사료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는군요. 농장 주인에게 당시 상황을 묻는 동안에도 진동이 느껴집니다. 규모 3.8의 여진이었습니다.

배용자 / 농장 주인
"오오~"
"이렇게 밤에도.."
"밤에도?"
"응 밤에도 이렇게 그랬어요."
"집이 상당히 심하게 흔들리는데요."

정 기자가 온몸으로 진동을 느꼈던 한동대 건물은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상태입니다. 통제선 뒤쪽엔 벽에서 떨어져 나온 벽돌들이 쌓여있습니다. 주민들의 상처가 아물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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