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전원책의 오늘 이 사람] 민주노총

등록 2017.11.29 21:48

수정 2017.11.29 22:57

'한국에선 민노총보다 힘센 조직이 없다' 이 말이 새 정부 들어 세간을 떠돕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정부가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하고 민노총은 촛불혁명의 1등 공신을 자임합니다. 그러니 '이러려고 작년 추운 겨울에 촛불을 들었나'는 말이 나왔습니다.

지난 10월24일엔 문 대통령이 마련한 노동계와의 만찬회동을 거부했습니다. '우리의 진정성 있는 대화요구를 이벤트 행사로 만들었다'며 반발한 겁니다. 최근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이 눈에 밟힌다고 말했던 문 대통령은 그 동안 민노총에 쓴소리를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비정규직 제로 선언부터 성과연봉제 폐지 최저임금 파격적 인상, 양대지침 폐지 등 민노총이 고대하던 선물 보따리를 풀었지요. 어제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만여 명은 오후 다섯시 무렵부터 한 시간 반 가까이 마포대교를 점거하고 연좌농성을 벌였습니다.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이 뜻대로 처리되지 않은 게 명분이 됐습니다.

'우리가 만만한 조합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하자'는 건설노조의 외침에 경찰은 세 차례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경찰 의경 부상자만 열다섯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경찰은 무기력할 뿐 아니라 눈치보기 바빴습니다. 이 바람에 차 안에서 발을 동동 굴렀던 시민은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놀라운 건 여당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국회가 추운 날씨에 모인 건설노동자들의 간절한 바람을 져버렸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무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입니다. 조직되지 않은 시민들의 권리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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