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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의 오늘 이 사람]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등록 2017.12.06 21:47

수정 2017.12.06 21:53

굳이 보수가 위기라는 말을 쓰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보수가 지리멸렬했다지만 이럴 수는 없습니다. 새해 예산안은 들러리를 섰던 한국당이 퇴장한 가운데 처리됐지만 저에게는 그게 쇼처럼 보였습니다. '한국당 셀프 패싱' 쇼 말입니다. 예산안에 잠정 합의를 했을 뿐이라며 내가 순진했다고 탄식한 정우택 원내대표만 우스운 모양새가 됐습니다.

그나마 자신의 지역구 예산은 증액을 시켰더군요. 원하는 대로 공무원을 늘리고 예산으로 최저임금 인상분을 메꿔주게 된 여당은 쾌재를 부르고 있습니다. 단순히 한국당의 전략 부재라는 말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최저임금 보전을 1년만 하겠다던 정부가 말을 바꾸는데도 한국당은 조금도 견제하지 못했지요. 법인세 인상은 한국당이 표결에 참여했으면 부결됐을 겁니다. 한국당이 빠진 상태에서 반대표가 33표가 나왔으니까요.

대변인이 '국민께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고 했지만 제가 보기엔 그 또한 쇼입니다. 눈앞의 표 때문에 보수적 가치를 내팽개친 게 어디 한두 번입니까? 사상최대의 예산에 가파르게 치솟는 국가부채는 미래세대의 빚입니다.

그런데도 경제민주화 타령이나 하고, 공무원연금 개혁은 하는 시늉만 했지 않았나요? 보편적 복지니 사회적 경제니 하는 주장이 어느 당에서 나왔습니까?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할 때 부화뇌동하는 이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집안싸움에만 골몰했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말하는 보수 재건이 설마 이 모습은 아니겠지요. 한국 보수는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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