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포커스] 대통령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못하고…

등록 2017.12.13 21:37

수정 2017.12.13 21:44

[앵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인 씨'로 불러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통령 호칭 비하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만 그 때마다 씁쓸하기도 합니다.

오늘 포커스에서는 그 논란의 역사를 들여다봅니다.

 

[리포트]
조원진
"문재인 씨와 문재인 씨 부인은 거기서 시구를 하고 치킨을 먹었습니다."

"문재인 씨" 

# 대통령 호칭 '잔혹사'

TV토론에 나온 조원진 의원. 낚싯배 사고를 언급하면서도,

"구조하는 과정에 문재인씨 정권에.."

경제 문제를 얘기하면서도...

"작은 정권으로 가야하는데 문재인 씨 정권.."

더불어민주당의 홍익표 의원이 자제를 촉구했지만,

홍익표
"법적 절차에 의해서 선택된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인정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오히려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립니다.

조원진
"아니, 대통령한테 귀태라고 한 사람이 누굽니까, 도대체?"

2013년, 홍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 '귀태'라고 해 논란이 됐던 일을 말한 겁니다. 연일 계속되는 조 의원의 '짧은 호칭'에 여당은 반발합니다.

박홍근
"이런 분을 같은 시대 같은 동료 의원들로 두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박영선 의원은 '원진 군'이라고 지칭하며 응수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풍경 왠지 익숙합니다. 4년 전...

이정희 / (2013년 11월 9일)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까지 잘라내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닙니까."

"박근혜 씨" 

물론, 당시 여당도 발끈했죠.

홍문종 / 자유한국당 의원(2013년 11.11)
"국가지도자에 대해 갖춰야 될 최소한의 예의마저 헌신짝처럼 버려버린"

여기선 잠깐, '씨'라는 말의 의미를 찾아봤습니다. 사전적 의미만 보면 원래는 상대를 높여 부르는 말, 존칭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상대를 깎아내릴 때 사용하는 일이 많습니다.

한 신문은 김정숙 여사를 '씨'로 지칭했다 일부 비난 여론에 '여사'로 호칭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호칭 전쟁. 더 거슬러 올라가면 사실 누가 먼저냐 따지는 것도 무의미합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땐 이종걸 당시 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씨'마저도 뺐고 2003년엔 김무성 당시 한나라당 의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냥 '노무현'으로 불렀습니다.

상대방에게 하는 말. 스스로에게 먼저 던져보면 조금은 달라질 겁니다.

"대통령을 가르쳐 ‘씨’...

할 말 과 안 할 말이 있는데 국가 지도자에게 갖춰야 될 언어와 행동을 취해줄 것을 제안드립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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