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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주지 못해 미안해"…칠순여행 앞두고 생이별한 노부부

등록 2017.12.24 19:10

수정 2017.12.24 19:24

[앵커]
이런 사연도 있습니다. 칠순을 앞둔 고 박연주씨는 얼마전 헬스장을 옮겼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남편은 건너편에서 불길을 보고도 구할 수 없었습니다. 노부부는 칠순여행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구민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연주씨는 오래 전부터 남편과 함께 불이 난 스포츠센터 헬스장을 다녔습니다. 부부는 지난 7월 스포츠센터가 리모델링에 들어가자 반대편 헬스장으로 옮겼습니다.

리모델링이 끝난 뒤, 남편은 건너편 헬스장을 그대로 다녔지만 박 씨는 예전 스포츠센터로 돌아왔습니다.

남편 김 모 씨는 사고 당일에도 같은 시간에 건너편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김 모 씨 / 박 씨 남편
"나는 건너편에 헬스장을 다닌단 말이야, 맞보여요. 맞보이는데. 우리 식구 운동하는 시간이 나랑 비슷하단 말이야."

남편 김 씨는 화재가 난 것을 보고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김 모씨 / 박 씨 딸
"엄마한테 전화를 했는데, 그때만해도, 엄마가 (사태 심각성을) 모르는 상태였고."

불길이 커져 아내와 다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기가 많이 난다는 얘기가 마지막이었습니다.

남편 김 씨는 건너편에서 불을 보고도 아내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김 모 씨 / 박 씨 남편
"사람이 삼사십명인데, 구조하는데 하나 구조하는데 한 시간 걸려버렸어. 포기하는거지 뭐."

내년에 칠순을 맞는 박 씨는 지인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TV조선 구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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