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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아듀 2017 국내 이슈

등록 2017.12.29 21:49

수정 2017.12.29 22:04

한 해의 끝자락에 섰습니다. 뒤돌아 보면, 올해 나라 안은 그 어느 때보다 드센 격랑에 요동쳤습니다.

초봄,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습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를 1년 가까이 남기고 청와대를 나왔지만 구속돼 법정에 섰습니다. 새 생명이 용솟음치는 5월, 대통령 선거를 치러 새 정부가 탄생했습니다.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해 국민의 뜻을 섬기겠다고 했습니다. 치솟는 집값을 잡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은 경제 제재로 보복했습니다. 한국 여행을 중단시키고 한국 기업들을 압박했습니다. 

대통령이 중국으로 날아가 관계 복원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았습니다. 언제 큰 불길로 다시 살아날 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세월호가 3년 만에 뭍으로 올라왔습니다. 다섯 희생자의 유해는 끝내 찾지 못한 채 장례식을 치러야 했습니다. 세월호를 교훈 삼지 못한 채, 사람들이 자초한 재앙이 거듭됐습니다.

제천 화재, 영흥도 낚싯배 침몰에 타워크레인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때마다 나오는 인재(人災)라는 말, 언제쯤이나 듣지 않게 될까요.

안전지대는 식탁과 생필품에도 없었습니다. 국민 먹거리 달걀은 살충제 파동에, 여성 필수 용품은 발암물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민을 불안과 불신을 빠뜨렸습니다.

끔찍한 사건도 잇따랐습니다. 딸의 친구를 살해한 두 얼굴의 살인범에 국민은 분노했습니다. 동네 어린이를 까닭 없이 살해한 10대 여학생에 또 다시 경악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규모 5.4 지진이 포항을 뒤흔들며 하루 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을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판문점에서는 북한 병사가 총탄에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자유를 찾아 질주했습니다. 기적같이 살아난 그는 북한 주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거울이 됐습니다.

가상화폐 열풍에 나라가 들썩이면서 주부에 고교생까지 끼어들었습니다. 광풍에 가까운 투기 바람이 불 때 마다 우리 사회의 취약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새해에도 나라 안팎에는 풍랑이 그치지 않을 겁니다. 훨씬 더 높고 큰 파도가 밀려올지도 모릅니다. 그 파도를 뚫고 나아갈 힘은 분노와 증오가 아니라 합리와 이성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새해엔 모두가 행복하고 편안한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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