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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9] 남북대화 곧 열리나…김정은 속셈은

등록 2018.01.01 21:33

[앵커]
김정은의 신년사를 계기로 청와대는 이제 사실상 대화국면으로 전환됐다는 해석까지 내놨습니다. 평창올림픽을 매개로 한 대화가 본격화하는 걸까요? 정치부 신정훈 기자 나왔습니다. 당장 대화가 시작되는 건가요?

[기자]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려면 이달 말까지는 가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남북 실무접촉은 일단 이뤄져야 합니다. 

[앵커]
김정은은 '대표단'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게 선수단을 뜻하는 건가요?

[기자]
청와대는 선수단과 정부대표단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유일하게 피켜스케이팅 종목에서만 출전 자격을 얻은 상황이라 선수단을 파견하더라도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여기에 응원단이 함께 올 수 있겠고요. 또 남북접촉의 분위기에 따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최고위급 3인방이 방문했던 전례가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실제 대화국면이 본격화하는 건가요?

[기자]
청와대는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여기고 있습니다. '표정관리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김정은의 신년사를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정부의 대화 의지도 강합니다.

[앵커]
북한이 대화를 제안하지만, 한미훈련 중단 같은 요구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다 들어줄 수 있습니까? 

[기자]
청와대의 공식입장은 "미국과 충분히 공유하고 있다"입니다. 어제 미 매티스 국방장관도 한미훈련 일정 조정을 언급한 걸 보면 일단 훈련 연기까지는 가능해 보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군사 훈련 연기에 대해 "북한에 변화가 있다면 대응하는 신호가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조만간 훈련 연기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미군 전략자산 철수 요구도 포함돼 있죠? 

[기자]
'전략자산'이라고 하면 범위가 굉장히 넓은데, 평양 상공에서 핵폭탄을 떨어뜨릴 수 있는 폭격기와 평양 코앞까지 가서 집중 사격을 할 수 있는 항공모함 같은 게 포함됩니다. 한마디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들입니다.

[앵커]
미군 전략자산 배치 확대는 한미 합의로 결정된 사항이었을텐데요? 

[기자]
네. 지난해 한미정상회담과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했던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정부 단독으로 철수시킬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리측으로선 남북대화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고, 북한으로서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핑계거리가 될 수 있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앵커]
전략자산 철수를 하려면 우리 정부가 미국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도 있을텐데요.

[기자]
그 협상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미국 내에선 북한의 ICBM 완성 시기를 3월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전략자산 철수 주장은 결국 미국 본토를 공격할 무기가 완성단계에 있는데 미군이 한반도 주변 무장을 해제하라는 요구인데요, 미국이 쉽게 응할리 없죠.

[앵커]
바로 그 점이 북한의 노림수 아닐까요? 한미동맹의 틈을 만드는 것?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론이 한반도의 운전대를 우리가 잡겠다는 것이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석에서 "북한만 호응하면 정상회담이라도 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드를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힘든 협상을 벌였듯, 이번에는 남북대화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쉽지 않은 중간자 역할을 각오하고 있는듯 합니다.

[앵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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