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남미뉴스9

햄 사려던 10대 임신부 피격…살인 인플레 베네수엘라 '신음'

등록 2018.01.02 21:40

수정 2018.01.02 21:52

[앵커]
그런가 하면 한 때 오일머니로 남미의 부국이던 베네수엘라는 살인적 인플레이션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가치가 급락한 지폐는 쓰레기로 전락했습니다. 급기야 햄을 사려고 긴 줄을 기다리던 10대 임신부가 군인 총에 맞아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어서 송지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숟가락으로 냄비 뚜껑을 두드리며 항의합니다. 연말에 햄과 고기를 사지 못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마리아 로페즈 / 시위대
"우린 지금 배가 고파요.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고요. 이건 기근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어딜가나 긴 줄부터 서야합니다. 음식과 의약품, 생필품이 동이 난 까닭에 물건 사는 건 하늘의 별따깁니다. 급기야 새해 음식으로 햄을 사려고 몇시간을 기다리던 10대 임신부가 군인이 쏜 총에 맞고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살인적 인플레로 가치가 폭락해 쓸모 없어진 지폐는 나뭇가지에 버려지는 신세가 됐습니다. 자국 돈으론 살 수 있는게 없다며 먹을 것을 찾아 인근 국가로 탈출하는 사람도 수만명에 달합니다.

솔리마르 마르퀘즈 / 베네수엘라 난민
"베네수엘라는 미래가 없어요. 월급벌이도 전혀 충분하지 않았고요."

마두로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40% 올리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올해 물가상승률이 무려 2300%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한때 석유 부국이던 베네수엘라는 출구없는 빈곤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송지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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