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총탄 맞을 걱정에 잠 못 드는 주민들

등록 2018.01.08 21:17

수정 2018.01.08 21:33

[앵커]
경기도 포천의 한 마을 주민들은 전쟁 상황도 아닌데, 포탄과 총탄을 걱정하며 살아갑니다. 인근에 미군 사격장에서 오발탄 사고가 잇따르기 때문인데요 지난 11월에 이어, 또 일어났습니다.

공포에 떠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포커스에서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이거는 상상도 못하는 일입니다."
"여기 지역 주민들은 죽으라는 얘기예요?"

육군 8사단 소속 부대 앞입니다. 군인들이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접근 금지라고 표시된 곳엔 총탄이 놓여있습니다. 기관총에 사용되는 지름 12.7mm 총탄입니다.

"이런 탄 같은 경우는 (탄두가) 그대로잖아요? (그렇네요.) 자, 이 탄... 저 탄..."

뾰족한 탄두, 보이십니까? 바위 등에 맞고 튕겨 나온 '도비탄'이 아니라, 과녁을 벗어난 '유탄'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사람이 맞았다면... 아찔합니다. 지난 4일, 발견된 것만 모두 23발.

부대 안에서 탄두 19발이 발견됐고, 밖에서도 4발이 더 발견됐습니다. 주민들은 약 6km 떨어진 미8군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명숙
"내 자식 군대 보내놓고 미군 총에 맞아 죽어? 이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지난 1954년, 로드리게스 사격장이 생긴 이후 이런 오발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농장을 걸어가던 주민이 화들짝 놀랍니다. 송아지들도 달아납니다. 길이 10cm의 헬기 탄환이 떨어진 겁니다.

또 다른 순간이 포착된 CCTV. 사무실 유리창에 갑자기 연기가 납니다. 총알이 날아드는 장면입니다.

지름 105mm에 달하는 대전차 연습탄이 안방에 떨어진 적도 있습니다.

고종태
"폐쇄를 하던가 주민 이주대책을 세우던가. 정부에서 특별법을 제정해서 이런 걸 시정을 해달라는 얘기죠"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말엔 민가 보일러실에서 총탄이 발견됐습니다. 이번과 같은 종류의 총탄입니다.

"여기서 이리로 왔다가 맞고서.. (네, 거기요. 거기도 여러 번 떨어졌다고..)"

진상 조사 결과, 이 총탄 역시 미군 사격장에서 날아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군은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약속했었습니다.

토마스 밴달 / 전 미 8군 사령관 (지난달 14일)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사고 총탄이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총 사격 훈련을 모두 중지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 달도 안돼 똑같은 사고가 또 일어난 상황. 대책 마련을 약속했던 밴달 전 사령관은 지난 5일 전역했습니다.

이길연
"사고가 나면 그 당시 사과하고 그냥 또 넘어가서 가면 그만인 거고.. 이런 거예요. 이것이 되풀이 되는 게 지역 주민들은 64년 동안 이 고통받고 살아온 거예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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