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따져보니] 유독 한국이 악플 많다?

등록 2018.01.11 21:41

수정 2018.01.11 22:00

[앵커]
어제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의외의 질문이 나왔지요?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를 쓰면 악성 댓글이 너무 많이 달려, 이걸 어떻게 좀 해줄수 없겠느냐는 호소였는데, 얼마나 악플이 심하면 이런 호소가 나오게 된 건지 최현묵 기자와 함께 따져보겠습니다. 인터넷 상의 악성 댓글을 말하는 거지요, 이 악플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데 요즘 더 심해 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인터넷 초기 주로 연예인, 정치인 등이 악플의 공격 대상이었는데요. 이젠 유명인은 물론 일반인까지 무차별 공격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주대 이국종 교수는 석해균 선장을 치료해 유명해졌을때 "이미지 올리려고 저런다, 쇼를 한다" 등 악성 댓글에 시달렸구요, 지난해 포항 지진으로 수능 시험을 일주일 미루자 "솔직히 포항애들 공부 못하잖아"란 댓글이, 제천 화재 참사 유족을 상대로 "어거지 쓴다, 못 배운 티 내지 마라"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앵커]
이게 건수도 건수지만 내용이 갈수록 험악해 지고 있다는 거지요?

[기자]
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과 모욕 사건은 2012년 5600건에서 2016년 1만 4,900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뉴스 댓글 중 악플로 신고되는 건수가 하루 평균 2만3700여개나 된다고 하는데 욕설 비방이 58%나 됐습니다. 

[앵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건 피하기 힘든 일 아닐까요?

[기자]
그렇긴 한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선 착한 댓글을 뜻하는 선플보다 악플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입니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의 책 '모멸감'에 따르면 한국은 선플보다 악플이 4배 많은데, 일본은 거꾸로 선플이 악플보다 4배 더 많다고 합니다. |

[앵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유독 악플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처벌이 약하다는 점이 지적됩니다. 미국은 뉴욕주, 네바다주 미주리주 등에서 악플 등 사이버폭력사건을 형사범으로 처벌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엔 피해자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하는데다 처벌 강도도 약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제도적 문제외에 심리적 요인도 지적을 하는데요.

나은영 /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최근에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세대를 불문하고 분노지수가 높게 나타납니다."

화가 많다보니 인터넷에서 이를 마구 쏟아낸다는 겁니다.

[앵커]
처벌보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 중요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드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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