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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졸업" 만학도 사연…대안학교는 '레드카펫' 졸업식

등록 2018.01.25 08:51

수정 2020.10.06 02:30

[앵커]
강원도 춘천에서는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꿈에 그리던 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전쟁과 가난도, 또, 지병인 파킨슨병도 만학도의 열정을 꺾진 못했습니다. 청소년들도 함께 졸업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이승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르신이 졸업식장에 섰습니다. 귀에 익은 졸업식 노래에 저절로 눈물이 납니다.

83살 서석순 할머니는 70년 만에 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전쟁과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했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서석순 / 방통중 졸업생
"6.25사변 때 졸업을 했거든요. 그 당시 여자들은 중학교 가는 것을 꿈에도 못 꿨어요. 그래서 꿈인지 생신지 모르겠고…."

76살 이홍준 할아버지는 파킨슨병을 앓으면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홍준 / 방통중 졸업생
"(졸업하니 소감이 어떠세요?) 즐겁고 행복하죠."

올해 춘천 방송통신중학교에서는 만학도 80명이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김봉희 / 방통중 졸업생
"이루지 못한 꿈을 50년 후에 이루게 돼서 너무 고맙고 행복합니다."

횡성의 한 대안학교 졸업식장에는 레드카펫이 깔렸습니다.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청소년 44명이 레드카펫의 주인공입니다.

김영기 / 현천고 졸업생
"새로운 것을 해본 거잖아요. 일반계처럼이 아니라 많이 변화하려고 노력했고, 주변에서 친구들이랑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담임선생님은 세상으로 첫 발을 내딛는 제자들에게 힘을 실어줍니다.

박상률 / 현천고 교사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면서, 누구한테 의지도 하면서, 스스로 이겨내기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저마다 사연은 달랐지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졸업식이었습니다.

TV조선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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