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화천의 기적

등록 2018.01.30 21:48

뉴질랜드 로터루아는 온천과 간헐천이 많은 관광 휴양 명소입니다. 이 도시에서 지난달 우리 보령 머드축제를 본뜬 진흙 축제 '머드토피아'가 열렸습니다. 시장이 직접 보령 축제에 와서 배워 간 노하우로 잘 치렀다고 합니다. 우리 축제의 첫 수출 사례인 셈입니다.

다만 보령산 갯벌 진흙을 축제용으로 사 가기로 했던 건, 아쉽게 무산됐습니다. 그곳 시민단체들이 간헐천에 많은 머드를 놔두고 세금을 낭비한다며 반대한 겁니다. 보령 머드축제는 유난히 외국인이 좋아합니다. 진흙탕 레슬링이 소문나면서 주한 외국인은 물론 외국에서도 일부러 찾아옵니다.

보령 못지않게 세계에 알려진 축제가 엊그제 끝난 화천 산천어축제입니다. 주민 9천명밖에 안 되는 외진 산골 마을 화천읍에 3주 동안 173만 명이 찾아왔고, 그중 13만 명이 외국인이었습니다. AP통신과 BBC방송은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고 환호하는 아이를 각기 '이 주일의 사진'으로 내보냈습니다.

얼어붙은 강에 수 만 명이 앉아 얼음구멍 2만개에 낚싯대를 드리운 모습은 그 자체로 볼거립니다. 이 장관(壯觀)이 몇 년 전부터 외국 언론과 인터넷, SNS에 오르내리면서 외국 단체관광객뿐 아니라 자유 여행자들도 모여듭니다. 스페인 부뇰의 토마토축제는 우리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명승지도 없고 인구 1만도 안 되는 마을에 5만 명이 몰려와 토마토 난장판을 벌입니다. 이제 우리도 고만고만한 안방 잔치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축제 몇은 가질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천어축제와 머드축제 뒤에서 주민과 공무원이 함께 쏟은 땀방울도 잊어선 안 되겠지요.

1월 30일 앵커의 시선은 '화천의 기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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