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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헌법서 '자유' 삭제? 왜 문제되나

등록 2018.02.02 21:35

수정 2018.02.02 21:42

[앵커]
민주당이 현행 헌법 제4조에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삭제한 개헌안을 발표했다가 4시간 만에 입장을 번복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야당에선 사회주의 개헌 요소가 많다고까지 공격하는데 이 문제 최현묵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최 기자, '자유'를 삭제했다는 게 어떤 문제가 되는 겁니까?

[기자]
탄핵정국에서 유행했던 '이게 나라냐?'는 말 기억하실 텐데요. 헌법상 자유를 뺀다면 '이게 어떤 나라냐?'는 질문을 던질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보면 2차대전 패전으로 분단된 독일의 경우 1990년 통일 전까지 서독은 자유민주주의를, 동독은 사회주의와 민주주의를 나라의 기본질서로 내세웠었는데요. 잘 아시다시피 공산국가였던 동독에선 사유재산도 없었고 민주주의도 없었죠. 민주당이 번복 해프닝을 벌인 우리 헌법 제4조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규정하고 있고, 북한 헌법은 사회주의와 주체사상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리 그렇다해도 여당이 사회주의로 가자는 의도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대변인의 실수였다고 해명하지만, 야당은 사회주의적 개헌 요소가 많다고 민주당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중고등학교의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 시안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민주주의로 바꾸기로 해 이런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는데요. 야당 주장처럼 사회주의적 개헌이 아니더라도 자유를 삭제할경우 되려 파시즘이나 포퓰리즘 대두 우려도 있습니다. 영국이나 미국 등 다른 민주국가와 달리 독일이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한 것도 나치 히틀러 시대의 재림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앵커]
지난달엔 국회개헌특위 자문위도 헌법 개정안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삭제했었죠? 당시에는 단지 참고자료일뿐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거죠?

[기자]
개헌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셈법 때문인데요. 한국당은 여당이 급진적인 개헌안을 내놓은뒤 야당의 반대를 유도해서 개헌 무산의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고 의심합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어제 대변인의 실수로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효과가 있었다"며 "개헌안을 좀 세게 만들어야 향후 대야 협상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최현묵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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