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뉴스9

'휴전벽 훼손' 논란…이제석 "자식을 쓰레기통에 넣는 기분"

등록 2018.02.05 21:45

수정 2018.02.05 21:55

[앵커]
이렇게 평창 올림픽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곳곳에서 잡음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평화를 약속한다는 의미의 평창올림픽 휴전벽이 오늘 세워졌는데, 이를 만든 작가가 작품이 의도와 다르게 훼손됐다며 반발했습니다. 

윤태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베일에 싸였던 평창올림픽 휴전벽이 오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네, 여러분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휴전벽은 높이 3m, 너비 6.5m짜리 수직 콘크리트 벽으로, 벽의 일부가 수평으로 구부러져 다리가 되는 모습입니다. 휴전벽의 벽면은 대회 기간 동안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평화의 염원을 담은 서명으로 장식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깨끗해야 할 벽면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작성된 문양 수백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펜으로 쓴 서명과 메시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작가의 의도는 크게 훼손됐습니다. 벽면의 문구도 작품 완성 하루 전날 제작자에게 일방적인 통보로 바뀌었습니다.

조직위는 국경에 장벽을 세웠던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할 수 있다는 IOC의 제언에 따라 문구를 변경했다고 항변했습니다.

이제석 / 평창올림픽 '휴전벽' 제작자
"마치 열달 배 아파서 나온 자식을 쓰레기통에 넣는 기분입니다. 돈이나 다른 물질적인 보상으로 되는 게 아니에요."

대회조직위원회 측은 작가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조직위원회의 구시대적인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평창에서 TV조선 윤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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