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현장] 단열재 빠진 냉동고 아파트…입주 넉 달 만에 800세대 '꽁꽁'

등록 2018.02.06 21:20

수정 2018.02.06 21:32

[앵커]
그런데 입주한지 겨우 넉 달 밖에 안 된 새 아파트 단지에서 한파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한 두 가구도 아니고 무려 800가구가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는지 취재를 해 봤더니 기가 막힌 이유가 있었습니다.

차순우 기자의 현장 취재입니다.

 

[리포트]
박상덕 씨의 내집마련 기쁨은 넉 달도 못 갔습니다. 날이 추워지자 다용도실이 냉동고로 변한 겁니다. 국자로 벽을 긁어봤습니다. 성에가 빙수처럼 한 가득 쌓입니다.

박상덕 / 구리 갈매지구 A단지 주민
"전체가 다 하얘요. 냉장고보다 훨씬 더 한 거 같아요."

또 다른 세대 역시 꽁꽁 얼었습니다. 부엌 창문까지 얼어붙어있어, 힘을 줘 보지만, 열리지가 않습니다. 수도관에 어른 팔뚝만한 고드름이 생긴 집도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입주한 이 아파트 1018세대 가운데 약 80%가 비슷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수도관이 얼어붙을 때마다, 입주민들은 단지 내 5대 밖에 없는 공용세탁기에 몰립니다.

전혜원 / 구리 갈매지구 A단지 주민
"세탁도 하나도 못하고 또 벽은 벽대로 다 얼어가지고 그게 나중에 곰팡이 될 확률도…"

다용도실 벽면에 단열재가 시공되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법적 의무가 아닌데다, 이렇게까지 추워질 줄은 몰랐다는 게 LH공사의 해명입니다.

LH공사 관계자
"비확장 발코니에 단열이 안 돼 있는 설계는 현재 하자가 아니게끔 돼 있거든요. 어쩔 수 없이 추울 수밖에 없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민간건설사들은 입주민 피해 방지 차원에서 단열재를 시공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LH공사의 원가 절감이 냉동고 아파트로 이어졌단 비판이 나옵니다.

TV조선 차순우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