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따져보니] 김여정의 카메라놀이, 방송사고인가

등록 2018.02.09 21:10

수정 2018.02.09 21:25

[앵커]
어제 평양 열병식에서 김정은이 연설을 했는데 그 때 기둥 뒤에서 김여정이 빼꼼히 내다보다가 모습을 감추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이게 단순한 편집 실수였는데 아니면 의도적 노출인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최현묵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최 기자, 방송사고로 보기엔 김여정이 너무 자주 이런 식으로 등장하지 않았나요?

[기자]
영화에서 주인공보다 더 주목받는 조역을 신스틸러라고 하는데요. 요즘 정보당국이나 북한 전문가들에게 김여정이 신스틸러가 되고 있습니다. 어제 녹화방송된 열병식에서도 김정은 뒷쪽에서 나타났다가 기둥 뒤로 모습을 감추기도 했는데요. 김여정은 이전에도 김정은이 간부들과 악수할 때 화단을 넘어 뜀박질을 하기도 하고, 거수경례 중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장면들이 간간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방송사고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김여정은 왜 이런 방식으로 등장하는 겁니까?

[기자]
우선은 맡은 일 때문인데요. 김여정의 직책은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전선동부는 사상을 관리하고 각종 국가행사를 총괄하는 곳으로 조직지도부와 함께 가장 중요한 당기관인데요. 게다가 김여정은 숙청당할 걱정 없이 김정은에게 거리낌없이 얘기할 수 있는 위치다보니 직책을 뛰어넘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마이클 매든은 김여정의 위상을 "이방카 트럼프와 백악관 비서실장, 대변인 등을 합친 인물"이라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앵커]
그렇기도 하겠지만 김여정은 스위스에서 어린 시절 유학을 하지않았습니까 아무래도 그 때 자유분방하게 지낸 영향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김여정은 어린 시절 김정은과 함께 스위스 유학을 해서 영어에 능통하고 이후로도 영국에서 몰래 쇼핑을 즐기는 등 서구문화에 개방적인 신세대라고 평가되는데요. 그러다보니 대중 노출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듯 합니다. 김여정은 오늘 인천공항에서도 우리 방송 카메라를 바라보고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어쨌든 방송사고같은 이런 장면을 김정은이나 김여정이 즐기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이는데 그 속마음까지는 알기가 어렵군요.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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