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항 지진 이재민 "쓸쓸한 설 차례상 서글퍼요"

등록 2018.02.16 21:17

수정 2018.02.16 21:21

[앵커]
포항 지진으로, 집에 머물지 못하는 이재민들은 조촐하게 설을 보냈습니다. 조립식 임시 건물에서 작은 차례상을 준비하는가 하면, 대피소에서 합동 차례를 치렀습니다.

이심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가 정성스레 잔을 올립니다. 하지만 방이 좁아 절을 할 공간조차 없습니다. 

"(앞에 서라) 뒤에 서라. 뒤에는 할 수 없다."

차례상은 작은 것으로 새로 장만했습니다. 음식은 절반 가까이 줄였습니다.

용정숙 / 포항시 흥해읍
"기제사때는 멀리서 못 오잖아요. 추석 설 그때만 가족들 볼 수 있어서 기대도 되고 설레는 맘도 있었는데, 올해는 진짜 이러니까 진짜 너무 서글프고..."

조립식 건물에 들어가지 못한 가족들은 마당에 선 채로 차례를 지냅니다.

김병호 / 포항시 흥해읍
"(가족 보려면)지금 현재는 힘들거든요? 1년에 한 두 번 보는걸. (명절엔)같이 앉아서 웃으면서 얼굴도 보고 손자도 보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주단지에도 가족들이 찾아 왔습니다. 하룻밤을 보낸 아들은 외풍이 센 조립식 건물에 머무르는 부모님이 안타깝습니다.

안철민 / 이재민 가족
"엄마랑 아버지 금방 감기 걸리거든요. 안그래도 아침에 목이 쉬었더라구요."

이재민들이 있는 체육관에선 합동차례가 열렸습니다. 이재민은 따뜻한 집에서 가족을 맞이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조은호 / 이재민
"군에 간 손자랑 손녀가 온다 그랬습니다. 집에서 못보니까 여기서 봐서 기분좋게 만나야지요."

지진이 남긴 생채기는 모두가 즐거워야 할 설 명절에도 아물지 않았습니다.

TV조선 이심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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