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뉴스9

[따져보니] "한국산 철강이 美 국가안보 위협"?

등록 2018.02.19 21:06

수정 2018.02.19 21:13

[앵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미국이 왜 이렇게 나오는지, 그리고 대책은 뭐가 있을지 최현묵기자와 함께 하나 하나 따져보겠습니다. 최 기자, 일단 미국이 철강을 문제삼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외국산 철강 수입이 늘어 미국 제철소가 문을 닫으면 전쟁 등의 극단적 상황이 닥쳤을 때 국가안보가 위험해진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건데요. 이번 무역제재의 근거로 삼은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 증가가 미국 방위산업과 국가경제에 위협이 될 경우, 대통령은 수입 감소를 위해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1962년 법제정 이후 232조가 발동된 건 1979년 이란, 1984년 리비아 등 적대국을 상대로 두 번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34년 만의 이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는 건데 그렇게 보면 상당히 예외적인 상황으로 봐야 겠군요?

[기자]
그만큼 예외적인 카드를 꺼낸든 건 안보와 통상을 한묶음으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된 건데요.

도널드 트럼프 (지난해 4월)
"미국의 철강 생산을 유지하는 건 우리 국가 안보와 산업 기반을 지키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안보와 통상의 논리는 다르다"고 말했는데요 통상 현안을 바라보는 한미간의 기본적인 인식차이를 보여줍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상무부의 권고를 검토한 뒤 오는 4월 11일까지 철강 보복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입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에 철강을 제일 많이 수출하는 캐나다 일본은 제재 대상에서 빠지지 않았습니까? 주요 동맹국중엔 한국만 포함됐습니까?

[기자]
네, 그런점 때문에 미국이 한미동맹을 미일동맹보다 아래로 보지 않나 하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제재 대상 12개 국가에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이 들어있는데, 한국을 빼면 미국의 주요 동맹은 없습니다. 게다가 대미 철강 수출 상위 국가 중에서 캐나다, 일본, 독일 등 전통적 우방국은 제재대상에서 모두 빠졌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이 대북접근법이나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등에 딴목소리를 내는 한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문재인 대통령은 결연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떤 대응책이 있을 수 있습니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WTO 제소나 한·미 FTA 개정협상을 통해 당당한 대응을 지시했는데, 그런 법적 제도적 장치를 활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WTO에 미국을 11번 제소해서 8번 승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WTO 제소는 2~3년 후에야 최종 결론이 나오고, 설령 이긴다해도 미국이 결정에 따르지 않으면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서 실효성이 떨어지는데요. 우선은 4월11일 트럼프 대통령 결정 전까지 청와대 등이 나서서 적극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대미 무역 흑자가 한국의 3배가 넘는 일본이 트럼프 아베 간 친근한 관계를 무기로 매번 미국의 보복 화살을 피해가는 걸 유념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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