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불안한 노후 승강기…"철거 승강기에서 떼낸 부품 재사용"

등록 2018.02.19 21:21

수정 2018.02.19 21:30

[앵커]
이번엔 해마다 2만 건 넘게 사고가 발생하는 승강기를 점검해봤습니다. 취재해보니, 낡은 부품을 다시 써도 되는 규제의 허점이 있었습니다. 안전 점검도 형식적이었습니다.

조정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캄캄한 어둠 속. 겁에 질린 아이가 승강기 천장으로 구조됩니다. 일가족 등 10명이 고장난 승강기에 갇혀버렸습니다. 

"두 팔 다 위로 올리고, 발 하나 올리고"

승강기 갇힘 사고는 연간 2만 4천 여건. 해마다 늘어납니다.

김주연 / 서울 양천구
"문이 안 닫힌 상태 움직여, 낡아서 불안한 마음으로 타는 것 같아요."

인력부족 등으로 안전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승강기안전공단 관계자
"주 검사자 같은 경우에는 1년 간 800대 정도, (검사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1시간 전후로…."

이곳은 지난 1월, 승강기가 추락해 탑승객 1명이 숨진 양천구의 한 백화점인데요, 지금은 이렇게 전면 폐쇄했지만, 사고 당시엔 '조건부 합격'을 받고 운행중이었습니다.

네 대 중 1대가 노후 승강기. 하지만 부품 연한 규제가 없어, 고장이 나면 낡은 싸구려 부품으로 갈아 끼우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업계 관계자
"다른 승강기에서 철거하면 보관했다가 하는 경우도 있죠. 외국에서 오니까 오래 걸려, 중국산 태국 대만…"

새로 마련된 안전 장비 설치 규정도 바로 적용되지 않아 노후 승강기엔 소용이 없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예전 기준 따르다 보니까 일단은 합격합니다. 다음 정밀안전검사까지 설치하라 권고를 주고… 설치 유예기간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정밀안전검사 시기에 따라서 3년에서 5년 정도…."

노후 승강기들이 오늘도 위험을 안고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TV조선 조정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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