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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9] 개그계도 '미투'…'女 성희롱·男 폭력' 청와대 청원도

등록 2018.02.23 21:37

수정 2018.02.23 22:03

[앵커]
이렇게 미투 운동이 마치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데 개그계도 예외가 아니라고 합니다. 방송사 공채 개그맨으로 활동하다 기자가 된 신완순 기자에게 그들 만의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좀 물어보겠습니다.

신기자! 개그계의 미투가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기자]
네, 어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글이 올라오면서 개그계에도 미투가 확산 중입니다. 일단 글 내용 한번 보시죠. 글쓴이는 본인을 2008년 대학로 모 개그홀에서 신인 생활을 한 사람이라고 밝혔는데요 내용이 충격적입니다. 당시에 여자 후배 개그맨들이 신체접촉 등 성희롱을 당했다는 겁니다. 글 내용 그대로 좀 더 읽어드리면, 남자 선배들이 신체 특정 부위에 대해 직접적으로 묻거나 남자 선배와 억지로 입을 맞추게 분위기를 유도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본인은 한 선배에게 주먹으로 일년 동안 맞아 왼쪽 귀에 장애가 생겼다고도 밝혔습니다.

[앵커]
다른 보도도 있었죠? 개그맨들 '신인 장기 자랑'에 관한 건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신인 개그우먼에게 장기자랑을 시키며 옷을 벗게 했다는 내용입니다. 한 개그맨이 익명으로 언론사에 제보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신인이 들어오면 개그계는 '신인 장기자랑' 이라는 걸 많이 들합니다. 이 과정에서 개그 우먼들에게 옷을 벗고 웃길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데 이런 장기자랑 대체 왜, 어디서 하는 것입니까?

[기자]
주로 엠티에서 벌어지는 일들인데요. 신입 공채 개그맨이 들어오면 마치 대학 신입생들이 엠티를 가듯이 각 기수 선배, 담당 PD들과 엠티를 갑니다. 공중파 방송사들의 지방 연수원으로 가는 게 대부분 입니다. 일단 연수원들이 경기도 외곽 등에 위치해 한적하고 딱 개그맨들만 모여있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그런 공간입니다.

개그맨이 그야말로 웃기는 직업 아니겠습니까. 신인들이 들어오면 자신을 다 내려놓고 웃길 준비가 됐는지, 일종의 '테스트' 개념으로 받아들여 지는 걸로 보이는데요, 다 내려놓고 이제 옷까지 벗을 수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을 하는 겁니다. 평시에는 노래방 같은데서 주로 이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개그계로 오다보니, 이제 이 세계에, 이 문화에 섞이라는 의미로 옷을 벗을 것을 요구하기도 하는겁니다.

[앵커]
신기자, 언제 개그맨 활동을 했죠?

[기자]
2012년도에 잠시 모 공중파 방송사 공채 개그맨 생활을 했습니다. 잠시 경험했지만 그때 모종의 문화 충격을 받은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청원글, 보도 등이 확산될수도 있다고 보고요, 굉장히 유명한 몇몇 개그맨들도 신인에게 성희롱을 한다거나 폭력, 모욕적 언행 등을 하는 사례도 들려오곤 합니다.

[앵커]
개그계에서 또 어떤 미투들이 나올 수 있을까요?

[기자]
개그맨들이 무대에서 대사 실수를 한다든지, 선배 맘에 안드는 게 있다 든지하면 '집합'이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는 모든 공중파 희극인실에 다 있죠. 빈 대기실을 잡아놓고 엎드려 뻗쳐를 하게 한다든지 죽 일렬로 세우고 얼굴에다 욕설을 한다든지 그런 문화입니다. 이런 데에서 받은 폭력이나 모욕감에 관한 미투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보여지고요.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는 성희롱들이 가장 문제입니다.

몸을 툭툭 친다든지 아무런 반박을 할 수 없는 위치인 신인 개그우먼 몸에 대해, 본인이 듣는데도 모두가 있는자리에서 공공연히 평가를 한다든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개그맨 중에도 이런 행동을 일삼는 몇몇의 이름이 들려옵니다.

개그계가 워낙 좁아 손들고 나서는 게 쉽진 않겠지만 청원, 보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몇 특정인에 대한 미투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몇몇 주도자들에 의해 때리고, 욕하고, 벌 주고 이런 문화가 당연시 되고 있고, 이 서열 문화가 무섭기 때문에 감히 고발을 못하는 분위기, 우려스럽습니다.

[앵커]
신완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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