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따져보니] 김정일-김정은, 왜 브라질 여권 만들었나?

등록 2018.02.28 21:12

수정 2018.02.28 21:20

[리포트]
오늘 외신을 통해 아주 특이한 보도가 하나 전해졌습니다. 북한 김정은과 그의 아버지 김정일이 지난 90년대에 브라질 여권을 만들어 서구 국가 두 곳의 비자를 신청했다는 겁니다. 무슨 내용인지 최현묵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최 기자, 이 여권은 공개가 됐습니까?

[기자]
네, 영국 로이터 통신이 서구 정보당국으로부터 입수한 김정일 부자의 브라질 여권 사본을 공개했는데요, 사진을 보면 김씨 부자임을 쉽게 알수 있습니다. 이 여권은 1996년 체코 주재 브라질 대사관에서 발급됐는데, 김정일은 '최이정' 김정은은 '박 조세프'란 가명을 쓰고 있습니다.

여권상 출생지는 브라질 상파울루로 돼 있고 출생년도도 김정일은 1940년, 김정은은 1983년으로 사실과 다르게 적혀 있는데요. 서유럽 정보당국은 김정일과 김정은이 이 가짜여권으로 서방국가 두 곳에 비자 발급 신청을 한 기록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사진을 보니까 맞긴 맞는 것 같은데 이 때는 김정일이 막 집권한 뒨데 왜 이런 가짜 여권이 필요했을까요?

[기자]
눈에 띄지 않고 서구 국가를 여행하려는 목적도 있고 유사시 해외 도피를 위한 걸로도 보이는데요. 김씨 일가는 스위스,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 서유럽에 호화주택이나 비밀 아지트를 소유하고 비자금을 운용해왔는데요. 김정은과 김여정이 유학한 곳도 스위스 베른의 국제학교였습니다. 브라질 여권을 발급받은 1996년은 북한에서 수십만명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 기간인데요. 김정일 입장에선 내부 쿠데타 등으로 해외도피를 할 경우에 대비해 위조여권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하필 브라질이었을까요?

[기자]
중남미국가 사람들과 외모상으로 비슷하다는 점, 그리고 브라질 여권이면 서유럽 국가 출입이 용이하다는 점을 이용한 걸로 보이는데요. 실제 김씨 일가는 오랫동안 중남미 국가 위조여권을 사용한 기록이 있습니다. 2001년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은 도미니카공화국 위조여권을 사용해 일본에 밀입국하려다 적발돼 추방당한 적이 있구요. 김정은도 1990년대 초 브라질 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한 적이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예 북한은 참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나라군요, 최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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