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어린이집 자리 뺏는 '해외국적 금수저들'…다문화가정 혜택 가로채

등록 2018.02.28 21:19

수정 2018.02.28 21:23

[앵커]
아이는 줄어가는데 그래도 아직 어린이집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별을 아주 쉽게 따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문화가정을 배려하기 위해 정부가 만들어 놓은 우선 입소 제도라는 게 있는데, 엉뚱한 사람들이 이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유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도권 신도시의 한 어린이집. 입소 대기아동이 1200명을 넘습니다. 그런데 이와 무관하게 우선 선발된 아이들이 있습니다. 다문화가정 자녀입니다.

어린이집 원생 부모
"(다문화가정 자녀가) 있다는 것으로 들었는데, 순번이 1위니까 아무래도 있겠죠."

서울의 또 다른 구립 어린이집도 마찬가지입니다.

A 어린이집 관계자
"유럽 계통도 거의 절반이에요. 스페인, 노르웨이, 뉴질랜드 다 있어요."

취재진이 입수한 다문화가정 입소 아동 부모 명단입니다. 미국, 캐나다 등 대부분 선진국 국적입니다.

그런데 '김, 이, 박' 등 한국 성씨가 눈에 띕니다. 해외출생이나 취업 등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들 입니다.

다문화가정으로 들어간 이들 자녀는 최근 3년 동안 173명에 달합니다. 서울 강남구 등 이른바 부촌에 집중돼 있습니다.

B 어린이집 관계자
"이중수혜가 아닐까 싶은데…여유가 있으셔서 외국에 가셨다가 또 여유 있게 돌아오신 분들이 대부분이니까요."

검은 머리 외국인 자녀들이 다문화가정에 배정된 우선 입소자리를 차지하면서, 보육 취약 계층에 혜택을 주려는 제도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김한표 / 자유한국당 의원
"일부 금수저들의 특혜 입소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정부는 정책 취지에 맞도록 조속히 제도를..."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당장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TV조선 이유경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