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포커스] 평양은 지금 '물빼기 작업' 한창?

등록 2018.03.01 21:33

수정 2018.03.01 21:38

[앵커]
북한 응원단이 북으로 돌아가자마자 이른바 물빼기 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남쪽에서 접한 사회 분위기나 문화를 씻어내기 위한 사상교육을 받는 건데요. 어떻게 이뤄지는지, 또 북한이 우려하는 게 뭔지, 오늘의 포커스에서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오늘, 평양의 날씨 맑음. 그런데 평양에서 물빼기 작업이 한창이다?

"물이 넘지 않도록 제때에 뽑아내야 합니다."

이런 물빼기? 아닙니다.

안찬일
"자본주의 물을 싹 빼고 다시 북한의 사회주의형 인간으로 만든다 이게 물빼기 작업입니다."

그 대상은 평창에 왔던 북한 응원단. 지난달 26일, 북으로 돌아갔지만..

"안녕히 계십시오. 다시 만납시다."

집에 가지 못하고 일종의 세뇌 교육을 받는다는 얘기입니다. 교육은 일부러 최고급 시설이 갖춰진 호텔에서 진행한다고 합니다.

"보라~ 우리의 발전상을.."

북한의 시설도 남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사나흘 교육 기간 동안 잘못을 스스로 반성하는 자기 비판도 이뤄집니다.  

지난달 15일,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등장할 때 북한의 한 응원단원이 무의식적으로 박수를 치자 옆 단원이 옆구리를 쳐 제지하는 장면이 한 일본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행동들이 비판 대상이 될 겁니다.

안찬일
"대한민국에 와서 내가 무슨 말을 실수했다. 무슨 행동을 실수했다. 이런 걸 다 반성하고 성찰하고.."

북한은 우리 문화를 ‘남조선 날라리풍’ 또는 ‘자본주의 황색 바람’으로 규정하고 차단하고 있습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 1피리어드가 끝난 뒤 장내엔 걸그룹 트와이스의 '치어업'이 흘러나왔습니다.

우리 관중은 노래에 맞춰 들썩했지만.. 북한 응원단은...

"진정한 흥을 보여주갔어"

K-POP에 맞서기라도 하듯 자신들의 응원가를 부르며 부채춤을 췄습니다. 모든 관중에게 제공된 증정품조차 그대로 자리에 두고 갔던 모습도 북한의 철저한 통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왔던 북한 응원단 가운데 21명이 남한에서의 목격담을 이야기 했다가 대흥 교화소에 투옥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 내용입니다.

이번에 평창을 찾았던 북한 응원단도 철저한 입단속을 강요받을 겁니다. 하지만 20일 동안 한국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걸 정말 '물빼기 작업'이 모두 지워낼 수 있을까요?

뉴스9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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