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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평등 올림픽, 패럴림픽

등록 2018.03.08 21:49

수정 2018.03.08 22:03

고운 글로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했던 고 장영희 교수, 기억하실 겁니다. 소아마비로 목발을 짚었던 그가 미국에 머물던 시절,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습니다. 계단 오를 일이 막막했는데 이웃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대원 여섯 명이 그를 번쩍 들어 집까지 올려줬답니다.

학교와 직장, 거리에서 장애인을 자주 만나는 나라가 선진사회라고 합니다. 장애인이 쉽게 다닐 수 있는 시설도 갖춰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세심한 사회적 배려입니다.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주며 무심한 듯 은근하게 기울이는 배려 말입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비바람 속에 1인 시위 하는 장애인에게 한 시간 동안 말없이 우산을 받쳐준 경찰관에게선 희망을 봤습니다.

하지만 장애아 부모들이 주민들 앞에 무릎 꿇고 "특수학교 설립을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사진을 보면서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 평창 패럴림픽이 개막합니다. '패럴림픽'의 '패러(Para)'는 '나란히 함께 간다'는 패럴렐(Parallel)을 뜻합니다. 평등의 올림픽이라는 얘깁니다.

선수들이 원하는 것도 영웅 대접이 아니라 편견의 타파입니다. 그간 무관심하다 갑자기 동정과 찬사를 퍼붓는 걸 불편해합니다. 그들의 바람은 평소 모두가 동행하는 삶입니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은 전 경기 매진이라는 신화를 썼습니다. 대회 뒤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습니다. 평창 예매율은 벌써 120%를 넘었습니다.

우리도 마음 속 벽을 걷어낼 기회입니다. 런던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가 음성 합성장치로 말했습니다.

스티븐 호킹
"인간은 모두 다릅니다. 표준적인 인간 또 평범함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별을 올려다보세요."

장영희 교수는 '내, 힘들다'를 거꾸로 쓰면 '다들 힘내'가 된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의 말로 패럴림픽 응원을 대신합니다.

3월 8일 앵커의 시선은 '평등 올림픽, 패럴림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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