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7

시간표 앱에 "165㎝ 여성 구해요"…익명에 숨은 대학가 성희롱

등록 2018.03.11 19:19

수정 2018.03.11 19:23

[앵커]
요즘 대학생들은 시간표 관리를 위해 스마트폰 앱을 사용합니다. 시간표를 짜고, 강의 내용도 공유하는 일종의 커뮤니티인데요. 그런데 이 시간표앱이 성희롱, 성추행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익명이란 가면 뒤에 숨어 왜곡된 성의식을 여과 없이 표출하는 대학생들, 석민혁 기자가 그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수강신청 때 대학생들이 시간표를 짜고, 강의 평가를 공유하는 스마트폰 앱입니다. 허찬 씨는 익명게시판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허찬 / 대학 4학년
"연락처 교환해서 몸 사진 보여달라는 식도 있고.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성적인 발언들도 많이"

여성의 키나 몸무게를 제시하며 즉석 만남을 요구하거나, 노골적으로 잠자리 파트너를 구한다는 글도 있습니다. 여학우를 성희롱하고, 변태 행위를 제안합니다.

장신혜 / 대학생
"그런 글들을 올리는 사람들이 어쨌든 제 주변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 놀라기도"

다른 대학엔 자살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판, 성차별주의자 모임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이 시간표 앱은 전국 400개 캠퍼스에서 학생 260만 명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각 대학 익명 게시판에도 왜곡된 성의식을 드러내는 글이 넘칩니다. 이를 고발하는 별도의 '미투' 계정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현숙 / 청소년 성상담기관 대표
"아니면 말고 식으로 무차별적으로 얘기를 꺼내거나 툭툭 던지거나 이게 가능한 게 인터넷 공간인 것 같거든요."

익명 뒤에 숨은 사이버 성폭력에 학생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TV조선 석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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