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성추행 의혹' 고은 시인 서재 철거…출판계도 '난색'

등록 2018.03.12 21:45

[앵커]
고은 시인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기 위해 서울도서관에 마련했던 '만인의 방'이 오늘 철거됐습니다. 고은 시인의 작품 출간도 멈춰 국내 문단 활동은 더 이상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차정승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도서관 3층 고은 시인의 서재 '만인의 방'입니다. 시인 필체를 따 만든 간판은 망치질 몇 번에 떨어져 나갑니다. 도서관 직원들은 책을 꺼내 밖으로 옮깁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시인의 서가와 육필 원고를 도서관에 들여왔습니다.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시집 만인보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경기도 안성에 있던 고은시인의 서재는 모습 그대로 서울도서관에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개관 넉 달도 안 돼 문을 닫았습니다.

개인과 문학 작품을 별개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투 폭로가 이어지면서 비판 여론이 더 거셌습니다.

서울도서관 관계자
"미투가 사회적인 파급이 심하잖아요. 이분이 상징하는 문단계 위치도 있지만 또 문제가 일어난 분의 방을 유지하는 건.."

출판계에서도 고은 지우기가 한창입니다. 교과서 퇴출에 이어 신작 출시도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정애주 /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
"약한 자들의 위에 군림하셨다는 것이 아마 큰 배신감이 출판계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중생들을 위해 쓰신 시들이었는데 그것에 대한 배신감이."

고은 시인은 외신 인터뷰에서 집필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국내 출판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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