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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시황제 천하' 열린 中…'후진 조심' 풍자 유행

등록 2018.03.12 21:47

[앵커]
중국이 헌법을 고치면서, 국가 주석의 종신 집권의 길이 열렸습니다. 관영 언론들을 일제히 옹호하고 나섰지만, 곳곳에서 나오는 비판 여론을 모두 잠재울 순 없겠지요. 풍자 영상도 유행하고있는데요.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개정안 통과를 선언합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길을 열어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우리로 치면 의회격입니다. 실크CG 2958명 찬성에 반대는 단 두 표. 99.8%의 찬성률입니다.

전인대 투표는 무기명으로 진행됐지만 실상은 공개 투표였습니다. 투표용지를 접으면 안되고 투표함에 넣을 때도 똑바로 세워 넣어야 합니다. 그 장면은 수많은 카메라가 지켜봤습니다. 가장 먼저 투표한 시진핑 주석. 실크CG 찬성 표시가 있는 왼쪽에 기표하는 걸 보니 역시 찬성에 한 표를 던진 듯합니다.

장더장 / 전인대 상무위원장
"당중앙은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유지발전시키는 종합적, 전략적 차원에서 헌법을 수정하는 중대 결정을 내렸습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민족 부흥을 위한 강력한 헌법이 마련됐다며 개헌을 적극 지지하는 보도를 잇따라 내놨습니다. 중국 TV들은 시 주석의 치적을 소개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새나옵니다. 

마오쩌둥의 비서를 지낸 리루이는 "다른 공산 국가들은 변하는데, 오직 북한과 중국만이 개인 숭배의 길로 간다"고 했고, 작가 라오구이는 "헌법 임기를 어기는 것은 역사의 퇴보"라고 비판했습니다.

조셉 청 / 정치 평론가
"명백한 퇴보입니다. 당에 대한 지식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겁니다."

차량이 후진할 때 나오는 이 노래, 익숙하시죠?

"엘리제를 위하여.."

중국에선 이런 소리가 나옵니다.

"후진 조심하세요! 후진 조심하세요!"

이를 이용해 중국이 후진, 즉 퇴보하고 있다고 꼬집는 풍자 영상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후진 조심하세요! 후진 조심하세요!"

유학생들은 '내 주석이 아니다'라고 적힌 포스터를 대학 게시판이나 인터넷에 올리고 있습니다. 장기 집권 개헌에 몰표를 준 전인대 대표들. 임기제 폐지는 인민의 뜻이라면서도 종신 집권 우려에 대한 질문엔 답을 내놓지 못합니다.

(시진핑 주석이 연임을 몇 번 해야 하나요?)
"어... 어..."
"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주석 가운데 종신 집권을 한 사람은 임기 제한 규정이 없던 시기, 마오쩌둥이 유일합니다. 톈안먼 광장에 언젠가 시 주석의 얼굴이 걸릴 날이 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뉴스9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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