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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英서 독극물 공격 받은 전직 러 스파이…푸틴의 '배신자 처단'?

등록 2018.03.14 21:38

수정 2018.03.14 22:14

[앵커]
전직 러시아 스파이가 영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아 중태에 빠진데 이어 또 다른 러시아인이 석연치 않게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10여 년 전, 영국으로 망명한 첩보원을 러시아가 독살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도 러시아가 움직인 걸까요.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영국 남부의 소도시 솔즈베리. 남녀 한쌍이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제이미 페인 / 목격자
"여자는 다리가 뻣뻣하게 굳어 있었고요. 남자는 입에서 토사물이 흘러나왔습니다."

프레아 처치 / 목격자
"여자는 의식이 없는 것 같았고, 남자는 허공을 바라보며 이상한 손동작을 했습니다."

경찰이 신원을 확인해보니 러시아 출신 전직 스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였습니다. 스크리팔의 부인과 아들, 형은 이미 지난 2년 동안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암살 공격에 사용된 물질은 '노비촉'이라는 신경작용제. 러시아가 70~80년대 군사용으로 개발한 독극물입니다.

북한이 김정남 암살에 사용했던 VX 신경가스보다 독성이 5~8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테리사 메이 / 영국 총리
"러시아가 치명적인 신경작용제를 직접 사용했거나 다른 사람의 손에 넘긴 것 둘 중 하나입니다."

스크리팔은 2004년 러시아 정보요원들의 신원을 영국에 넘긴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스파이를 맞교환했을 때 풀려나 영국으로 이주해 살아왔습니다.

이런 와중에 런던에서 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했다 의문사한 러시아 재벌의 친구까지 숨지자 영국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2006년엔 런던의 한 호텔에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리트비넨코가 방사성 물질이 섞인 홍차를 마신 뒤 3주 만에 숨졌습니다.

리트비넨코
"그들이 왜 제게 화가 났을까요? 그들이 가장 중요하고 신성하게 생각했던 것을 폭로했기 때문입니다."

숨지기 직전 머리털이 모두 빠진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결국, 러시아의 소행으로 확인됐습니다.

물론, 러시아는 이번 암살 시도에 대한 영국의 주장이 선전전에 불과하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푸틴 /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일의 진상을 먼저 파악하고 나서 이것에 대해 논의합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0년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푸틴 / 러시아 대통령
"배신자들은 죽게될 것이다. 믿어도 좋다."

최근 수년 동안 반 푸틴 활동을 하다 영국에서 석연찮게 숨진 러시아인은 14명이나 됩니다. 이들의 죽음이 모두 우연일까요?

뉴스9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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