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인생은 아름다워

등록 2018.03.15 21:47

수정 2018.03.15 21:51

유대인 학살의 최고령 생존자 헤르츠 좀머가 4년 전 백열 살에 세상을 뜨면서 말했습니다. "삶은 배울 것, 즐길 것 가득한 아름다운 선물"이라고요.

유대인 피아니스트 좀머는 마흔 살 때 여섯 살 아들과 함께 수용소에 갇혔습니다. 그녀는 잠자리에서 아들을 껴안고 체온을 나눠줄 수 있다는 데 감사했습니다. 늘 웃는 얼굴로 동화를 지어 들려줬습니다. 굶주렸어도 아들에 대한 사랑과 음악의 힘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건져낸 그녀가 죽기 직전 수용소 생활을 회상하며 말합니다.

"지금 나의 침대조차도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비슷한 수용소 이야기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이탈리아 영화처럼 '인생은 아름답다'는 찬사입니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삼중고의 성녀' 헬렌 켈러도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한 발 더 나아가 한쪽 문이 닫히자 다른 쪽 문을 열어젖혔습니다. 호킹은 늘 죽음과 등을 대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병마는 삶의 선한 의지와 함께 그를 세계적 석학으로 이끈 쌍두마차였습니다.

그는 "나를 보라, 누구도 희망을 버릴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유쾌했습니다. 광고에서 노래하고 드라마에 깜짝 출연했습니다. "인생이 재미없다면 비극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주를 꿰뚫어봤던 그도 "여자만은 수수께끼 같은 존재"라고 했지요.

그의 인생 행로와 어록은 사람들 마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습니다. 그가 거둔 정신의 승리를 보며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 행복과 불행을 다시금 생각합니다.

우리는 바로 곁에 행복을 두고 살면서 너무 먼 곳에서 행복을 찾아 헤맨다는 걸 깨닫습니다. 별이 돼 날아간 그는 지금 어느 우주에서 빛나고 있을까요.

3월 15일 앵커의 시선은 '인생은 아름다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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