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갈 길 먼 육아 편의시설…엄마들은 괴로워

등록 2018.03.16 21:27

수정 2018.03.16 21:34

[앵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하다는 뉴스, 자주 전해드렸지요. 정부는 열심히 출산을 장려하지만, 육아 편의시설만 봐도, 아직 갈 길이 먼 것같습니다. 지하철 역사 세 곳의 수유실을 직접 점검해봤더니 들어갈 수가 없거나, 들어가도, 이용하기 힘들정도로 위생상태가 엉망이었습니다.

송무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하철역 수유실입니다. 아이를 눕힐 매트리스는 없고, 한 장 있는 모포는 누런 오물로 찌들었습니다. 세면대 비누는 어른이 쓰기에도 꺼림칙한 상탭니다. 물티슈는 제조일자가 3년이나 지났습니다. 아기 물티슈는 개봉 후 석 달을 넘겨선 안 됩니다.

이태옥 / 서울 잠실동
"위생이 가장 시급한 것 같고요. 깨끗하지 않다는 느낌. 그래서 아 다시는 여기는 굳이 안 와도 되겠다"

또 다른 지하철역. 지도에 표시된 수유실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관계자 외 출입금지'입니다. 수십미터 떨어진 곳으로 수유실을 옮겼는데, 지도엔 예전 위치가 표시돼 있습니다. 그나마 수유실이 설치된 지하철 역사는 3곳 가운데 1곳이 안 됩니다.

이런 불편을 겪은 엄마들은 스스로 '수유실 지도'를 만들어 공유합니다. 기저귀 교환대는 형식적이거나, 관리가 엉망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저귀교환대가 이렇게 화장실 밖으로 나와 있어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에서 기저귀를 갈아야 합니다. 발길이 뜸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생시트는 찾아볼 수 없고, 아기 고정 벨트는 고장나 있기 일쑵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미화를 담당하시는 직원 분들이 계세요. 그분들이 화장실 청소를 하시면서 같이 (위생관리를) 하시죠"

출산을 권장하지만, 정작 아이 키우긴 힘든 환경입니다.

TV조선 송무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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