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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무심코 누른 SNS '좋아요'는 이렇게 악용됐다

등록 2018.03.21 21:42

수정 2018.03.21 21:50

[앵커]
페이스북이 회원 정보 유출 파문으로 사면초가입니다. 특히 무심코 누른 '좋아요'가 선거 여론전에 악용된 정황이 나오면서 논란이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우리나라에서도 1800만명이 가입했는데요, 페이스북 말고 다른 SNS는 괜찮을까요?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사실에 기반한 선거활동은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감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꼭 사실일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믿기만 하면..."
"인터넷에 정보를 올리고 그게 커져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됩니다."

정치 컨설팅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간부들입니다. 영국의 한 방송사 잠입취재에 본의 아니게 '여론 조작의 비밀'을 털어놨습니다.

이 업체는 2016년 미국 대선 때 트럼프 후보 측을 도왔습니다.

"트럼프 만나봤어요?"
"여러 번요. 모든 조사, 데이터, 분석, 목표설정까지 해줬습니다."

이들이 일종의 '정치 심리전'에 활용한 자료가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입니다. '성격 검사 앱'을 미끼로 성별과 거주지, 직업, 친구 목록 등 모두 5000만명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콘텐츠에 '좋아요'를 눌렀는지도 중요한 정보가 됐습니다. 수백, 수천만명이 누른 '좋아요'를 분석해 정치 성향과 종교, 성적 취향은 물론 부모의 이혼여부까지 알아낼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해 낸 겁니다.

예를 들면 이렇다는군요. 둥근 감자튀김과 영화 '반지의 제왕'을 좋아하면 지능이 높고, 혼다 자동차나 락음악을 좋아하면 비흡연자. 특정 뮤지컬을 좋아하면 동성애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식입니다.

나도 몰랐던 내모습까지 파악하고 있던 셈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인별 맞춤 전략은 미국 대선은 물론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활용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됩니다. 

크리스 와일리
"페이스북은 그들이 이런 방법으로 수천 만 건의 개인정보를 끌어 쓰는 걸 알았는데도 왜 문제 제기하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 영국, EU 등이 조사에 착수했고 영국 의회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에게 출석 요청서를 보냈습니다.

온라인에선 페이스북 탈퇴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 정보를 앱 개발자나 광고주에게 판매해 수익을 얻습니다. 문제는 구글과 아마존 등 상당수 온라인 기업 역시 페이스북의 수익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김주승
"무단으로 정보를 넘기지마라 라고 규정을 해놨다 하더라도 그것의 실효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악용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보여지고요."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SNS, 생각보다 비싼 값을 치르고 사용하고 있었던 겁니다.

뉴스9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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